[글로벌 기업 노트]구글의 무한혁신

구글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놀라운 신기술을 선보이며 우리 삶을 바꿔가고 있다. 과거 스티브 잡스가 혁신의 아이콘이었다면, 이제 래리 페이지(사진)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경제매거진 포춘지가 매년 ‘올해의 CEO’를 선정하는데, 이번엔 래리 페이지 구글 CEO를 그 주인공으로 꼽았다. 그리고 ‘우주에서 가장 야심 찬 CEO(The Most Ambitious CEO in the Universe)’라는 다소 B급  SF 영화 같은 타이틀까지 붙이며, 그의 원대한 비전을 높이 샀다. 

래리 페이지는 ‘문샷(Moonshot)’ 프로젝트와 같은 혁신 사업을 순조롭게 추진하며 구글을 이끌고 있다. 문샷은 달에 탐사선을 쏘아올리는 것처럼 당장은 무모해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인류의 미래를 바꿀 혁신적인 기술을 뜻한다. 문샷 프로젝트를 주로 전담하는 구글X 연구소에선 무인자동차, 고공 풍력발전 터빈, 열기구 인터넷망, 나노입자를 활용한 암 치료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래리 페이지는 비현실적인 꿈처럼 보이는 비전을 추구한다. 그는 언제나 보다 더 높은 수준의 목표를 요구한다. 그의 눈높이를 보여주는 한 일화가 있다. 한 과학자가 타임머신을 시연하는 장소에서 콘센트를 찾자 페이지는 “왜 플러그를 꽂아야 하지?”하며 실망했다고 한다. 

몽상을 현실로
그렇지만 페이지는 몽상가인 동시에 성공적인 경영자이기도 하다. 무모함만으로 투자자들의 마음을 지속적으로 붙잡고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래리 페이지는 2011년 CEO로 취임한 이후 3년간 놀라운 경영성과를 올렸다. 그는 ‘모바일 우선’ 기조를 추진하며 검색, 광고, 지도, 메일, 앱, 크롬, 유튜브,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사업을 공고하게 다졌다.
그동안 매출은 연 평균 20% 이상 성장했으며, 현금 보유량은 370억달러에서 620억달러로 크게 늘었다. 덕분에 그는 다양한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미래를 앞당겨 왔다.
꿈만 같던 문샷 프로젝트도 상당 부분 현실화시켰다. 무인자동차를 보자. 2010년 구글이 최초로 무인차 개발에 착수했을 때,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인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무인차는 거의 현실화됐다. 자동차 업계는 구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열기구 풍선을 활용해 인터넷 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 룬(Project Loon)’도 수차례 테스트를 거쳤다. 첨단 장비를 갖춘 이 풍선은 성층권에 떠다니며 지상에 인터넷 와이파이 망을 구축해준다. 풍선은 한번에 100일까지 떠 있을 수 있으며, 인터넷 속도는 초당 10메가바이트까지 가능하다. 이미 뉴질랜드, 브라질 등에서 실험을 거쳤으며, 향후 아프리카 등 인터넷망이 구축되지 않은 곳에서 활용될 계획이다.

생명과학까지 손 뻗어
구글은 생명 과학 분야에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나노 입자 기술을 이용해 신체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적혈구의 2000분의 1 정도 크기인 나노입자를 삼키면, 그것이 신체 내부를 순환하며 24시간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암을 비롯한 질병을 발병 순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은 구글이 개발 중인 또다른 비밀 프로젝트 중 하나다. 빅도그(BigDog)라 불리는 4족 로봇은 상당량의 짐을 옮길 수 있으며, 2족 휴머노이드 로봇은 자체적으로 장애물을 피해 걸을 수 있다.
구글은 그 밖에도 인공지능, 배송 드론 등에 막대한 재력을 쏟아 붓고 있으며 완전 자동화 주택, 노화방지 연구 등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 가상현실 안경 ‘구글 글라스’ 역시 주변의 비웃음과 거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지메일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하고 있다. 구글이 제공하는 무료 이메일인 지메일은 세계적으로 4억명이 이용하는 초대형 서비스다.

그렇지만 래리 페이지는 지메일을 “훌륭하지만 10년 전에 만들어진 제품”이라며 그 한계를 인정하고, 스마트폰과 SNS에 최적화된 이메일 인박스(Inbox)를 지난해 10월 공개했다. 인박스는 이메일을 카테고리별로 정리하거나, 중요 메일 표시, 알람 설정하기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인박스는 제한적 공개 상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구글이 초대한 사용자들만 사용할 수 있다.

달을 겨냥한 구글의 도전정신은 전세계의 미래를 바꿔가고 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구글이 피할 수 없는 화살이 하나 있다. 수익 구조가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다. 수많은 사업에도 불구하고 돈벌이가 되는 사업은 막상 많지 않다. 구글의 매출은 검색광고에서 대부분 나온다.

그렇지만 오히려 미래 사업이 없었다면, 오늘의 구글도 없었을 것이란 분석도 팽팽하다. “장기적인 기술 트렌드에 맞게 적절히 투자하진 않았다면, 구글의 가치는 지금만 못해을 것”이라고 투자자들은 말한다. 래리 페이지가 지휘하는 사업은 미래를 대비하는 동시에 검색광고가 부진한 시기를 대비하는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구글의 문샷 프로젝트는 미래에 베팅하는 투자 포트폴리오다.

- 글·차병선 포춘코리아 기자 acha@hmgp.co.kr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