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태릉선수촌 역할 맡아
국가대표 中企 키울 것


임채운 신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취임 2달여를 맞았다. 23년을 유통·마케팅 전문가로 강단에 서있던 그지만 중소기업계에서는 그를 중소기업 전문가로 기억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각종 간담회에 참석해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 문제를 명확히 분석해 중소기업인의 호응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중진공 서울집무실에서 유통·마케팅 전문가에서 중소기업 지원기관의 수장이 된 임 이사장을 만났다.

완생 中企되려면 인력·마케팅 필요
임 이사장은 유통 전문가답게 현재 중소기업의 문제를 시장 주도 관점에서 분석했다.

“바둑에서 완생을 만들기 위해서는 2개의 집이 필요하다. 과거 미생인 중소기업이 완생으로 가기 위해서는 자금과 기술이라는 집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 중소기업에게 필요한 2개의 집은 인재와 마케팅이다. 자금이 필요하면 생산설비, 기술이 부족하면 기술력을 지원해주면 된다.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중소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재육성과 마케팅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

그는 중소기업 육성 방안이 자금 지원 중심에서 벗어나 중소기업 자생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수시장의 불황속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생존을 위해서는 중소기업 자생력 강화와 글로벌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지금까지 약자인 중소기업은 정부와 대기업과의 거래를 통해 성장해 왔다. 하지만 이제 대기업의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었다. 중소기업이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려 스스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는 분수효과가 필요하다.”

임 이사장은 중소기업 자생력 강화에는 공정한 시장경제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거래 불공정, 시장 불균형, 제도 불합리 같은 경제 3불 문제가 우선 해소된 환경에서 중소기업 자생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 자생력 약화는 중소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동물원 호랑이도 울타리 안에서 먹이를 받아먹고 살다가 갑자기 야생으로 내보내 사냥해서 먹고 살라고 하면 굶어 죽는다. 자생력을 강화시키겠다고 허허벌판에 중소기업을 내놓고 대기업과 경쟁해서 먹이를 먹어오라고 하면 안 된다. 울타리를 걷어도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생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육성시킨 뒤 시장경제에 뛰어들도록 해야 한다.”

中企 안전판에서 中企 성장판으로
임 이사장은 공정한 시장경제를 만드는 것은 정부 등의 정책기관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하며, 중진공의 역할은 중소기업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태릉선수촌과 같다고 소개했다.

“재능 있는 선수를 태릉선수촌에서 관리하고 훈련시켜 세계시장에서 내보내는 것처럼 중진공이 중소기업의 대표 육성기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성장했다고 판단하면 직접 경기에 내보내 대기업과 경쟁하도록 하고, 그곳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중소기업은 세계무대에서 뛸 수 있도록 뒷받침 해줘야 한다. 지금까지 중진공의 중소기업 안전판 역할에서 한발 더 나아간 중소기업 성장판 역할을 하고 싶다.”

임 이사장은 중진공이 갖고 있는 유통센터 등이 그들이 뛸 수 있는 예선무대라고 전했다.

“민간 유통시장을 본선 무대라고 생각한다면 전국에 흩어져있는 중소기업 제품 홍보를 위한 정책매장들은 무명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예선무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중소기업 전용백화점 뿐만 아니라 온라인 정책매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인정받은 중소기업 중 성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발굴해 세계무대로 보낼 것이다. 중진공이 추진하는 성장사다리다.”

임 이사장은 영세 중소기업을 위한 안전판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자가 왔는데 돈이 없다고 죽게 할 수는 없다. 환자를 치유해 병이 낫게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진공이 해야할 역할 중 하나다. 이를 위해 실패 중소기업의 재도약을 지원하는 정책도 강화할 것이다.

재창업자금을 지난해 500억원에서 내년 700억원으로 확대 운영하고, 부실징후기업의 조기 정상화를 위한 구조개선전용자금도 신설해 재도약의 기회를 줄 것이다.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에게는 사업전환자금을 통해 마케팅 교육 등과 연계할 것이다.”

내일채움공제 中企 자생력 강화 도움
임 이사장은 인력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중소기업 자생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진공이 지난해 8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내일채움공제가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과 핵심 인력이 공동으로 기금을 조성하고 핵심 인력이 5년간 장기 재직하게 되면 전체 적립금을 근로자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기업 적립금에 대해 정부의 세금혜택도 받을 수 있다. 1만명을 목표로 시작한 내일채움공제는 벌써 전국 가입기업수 1100개를 돌파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 될 것이다. 고용시장에서 우수 인재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중소기업의 생존에 치명적이다.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중소기업도 인력시장에서 구직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고용의 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성장의 과실을 근로자와 공유하고, 핵심인재를 중소기업에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임채운 이사장은 3년의 임기동안 중소기업 글로벌 마케팅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기 안에 획기적인 중소기업 시책을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유통과 마케팅 분야의 경험을 살려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소기업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 지원을 시도하고 싶다. FTA와 해외 직구 등으로 경제 영토가 넓어진 최근에는 국내 생산 제품을 수출하거나, 공장을 이전하는 등의 기존 중소기업 글로벌화 마인드로는 부족하다. 철저한 현지화와 글로벌 스탠다드 경영 마인드로 무장한 글로벌 중소기업 육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임채운 이사장 프로필
△1957년 경기 의정부 △1980년 서강대 무역학 졸업 △1991 美 미네소타대 경영학(박사) △2006년 한국구매조달학회 회장 △2008년 한국유통학회 회장 △2010년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원장 △2012년 동반성장위원 및 적합업종 실무위원 △2012년 공정거래 조정원 대규모유통업거래 분쟁조정협의회 위원장 △2013년 하도급 분쟁조정협의회 위원 △2013년 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 △2014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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