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노트] 페이스북

▲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 센터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페이스북 F8 2015 개발자 회의의 메신저 플랫폼 시연장 모습.

페이스북이 종합 플랫폼 서비스로 탈바꿈을 선언하면서 업계에 거대한 파장을 예고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메이슨센터에서 열린 ‘F8 2015’ 개발자 회의 개막기조 연설에서 마크 주커버그는 이와 같은 계획들을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매년 자체 개발자 콘퍼런스 ‘F8’에서 회사 전략을 공개한다. 이번 개발자 회의는 단순한 단기 전략 발표를 뛰어 넘어 회사의 미래를 바꾸는 혁신을 이야기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로 ‘미래 인터넷 권력’의 선점 말이다.

페이스북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마이크 슈뢰퍼는 개발자 회의 이튿날 ‘페이스북의 혁신’이라는 제목으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여기에 나왔다”며 상세한 혁신의 구상을 밝혔다.

페이스북의 미래 혁신은 5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바로 △페이스북 메신저와 40여개 앱 연동 △뉴스피드에서 360도 동영상(spherical video) 기능 △앱 개발자들을 위한 새 분석도구 애널리틱스 포 앱스(Analystics For Apps) △소셜 타임캡슐인 온디스데이(On This Day) 기능 △사물인터넷과 통신하는 파스(Parse) 소프트웨어개발 도구 등이다.

페이스북의 이번 혁신 계획은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할 때마다 보여주는 수많은 혁신을 연상케 한다. 가장 큰 변화는 페이스북의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독립적인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제 페이스북 메신저를 사용하는 6억명의 사람들은 페이스북 메신저 플랫폼 안에서 여러 앱을 깔아 사용하고 메신저를 통해 친구들과 정보를 교류하게 된다. 앱 인 앱 전략이면서도 오픈 플랫폼을 구사하고 있다.

이날 공식 출범한 메신저 플랫폼 파트너로 는 40여개 기업이 알려졌다. 여기에는 ESPN, 더 웨더 채널, 디티, 지피, 플립립 보이스 체인저, 밈스, 픽콜라지 지프 캠 등 성격도 분야도 각기 다른 기업들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들과 연동하는 앱은 4월 안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애널리틱스 포 앱스 도구를 통해서 수백, 수천의 앱 개발자들이 애플의 앱 생태계와 같은 환경을 조성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 메신저라는 앱 하나만 클릭하면 새롭고 거대한 인터넷 제국이 펼쳐지는 셈이다.

미국 CNN머니 등 주요 외신들도 개발자 회의 직후 페이스북의 혁신을 분석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특히 메신저 사업 강화를 기반으로 가상현실, 전자상거래, 사물인터넷, 뉴스 호스팅까지 손을 뻗는 페이스북이 앞으로도 더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발자 회의 이전부터 페이스북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공비행 중이다. 지난달 17일 페이스북은 송금기능이 추가된 페이스북 업데이트 버전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하면서 주가상승에 탄력을 불어넣었다. 미국 나스닥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페이스북은 최근까지 85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2011년 나스닥 상장 이후 사상 최고가 행진을 보여준다.

페이스북 시가총액도 사상 최대치인 2320억달러를 돌파하는 상황이다. 현재 스코어로만 봐도 언뜻 인터넷 서비스의 미래가 페이스북에 넘어간 모양새다.

흥미롭게도 올해 초 마크 주커버그는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2주에 한권씩 책을 읽고 토론하는 페이지 ‘책의 해(A Year of Books)’를 개설했다. 그리고 첫 추천 책으로 ‘권력의 종말(The End of Power)’을 선정했다.

이 책은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최고연구원인 모이제스 나임이 쓴 저서로 핵심 주제는 ‘이미 권력이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오늘날 권력이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 낱낱이 분석했다. 어쩌면 마크 주커버그는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 권력의 시작을 꿈꾸고 있는지 모른다. 삼성 갤럭시를 구매하든, 애플 아이폰을 열망하든, 실제 사용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앱은 페이스북 하나로 연결되는 세상 말이다.

 - 글 : 김규민  기업전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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