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구시장 1위의 한샘이 업계 맏형으로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와 전면전에 나서면서도, 뒤로는 중소기업들의 밥그릇 뺏기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소기업·소상공인들이 대부분인 인조석 시장에서 한샘의 시장잠식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인조석가공업협동조합(이사장 맹성국)은 지난달 30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견을 열고 “대기업 한샘이 △골목상권 침해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중국 저가제품 대량공급으로 시장잠식 등을 자행하고 있다”며 “특히 소기업·소상공인이 주축인 인조대리석 시장까지 손을 뻗쳐 상권을 초토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인조대리석은 주로 가정용 싱크대, 식탁 등의 상판으로 들어가는 제품으로 이를 가공·유통하는 업체는 전국 1000여개에 달하며, 대부분 매출 1억∼3억원의 소규모 영세사업자로 구성돼 있다.

계열사 앞세워 인조석 시장 잠식
지난해 매출 1조3000여억원의 대기업 한샘은 계열사인 한샘이펙스를 통해 최근 인조대리석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샘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한샘이펙스의 매출은 2013년 614억원에서 지난해 1222억원으로 1년 만에 두배 가까이 신장하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한샘이펙스의 초고속 성장은 최양하 한샘 회장이 한샘이펙스의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어 모기업인 한샘이 일감을 몰아주는 내부거래 방식으로 덩치를 꾸준히 불려왔기 때문이라고 조합은 비판했다.

조합이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한샘이펙스가 한샘으로부터 올린 매출 규모는 2010년 202억원, 2011년 260억원, 2012년 264억원, 2013년 286억원, 2014년 337억원으로 최대 70% 가까운 내부거래 매출 비중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샘이펙스는 영세 골목상권 영역인 인조대리석 시장에서 걷어 올린 수익으로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95%와 55%의 고배당을 실시했으며, 이는 한샘이펙스의 최대주주인 최양하 한샘 회장(지분율 41.3%)와 한샘 창업주 장녀인 조은영 씨(35.5%)에게 수십억원의 이익을 안겨 줬다고 조합은 지적했다.

맹성국 이사장은 “한샘의 가장 큰 문제는 소상공인 영역에 침투해 내부거래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면서 가구사업의 전후방 연관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에는 중국 저가 인조대리석 원료를 직접 수입해 만든 제품(한샘스톤)을 고품질 제품으로 둔갑시켜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저가원료 수입해 시장교란
한샘이 중국에서 대량 수입하는 원료는 UP(불포화 폴리에스터 수지) 자재로 기존 MMA(메타아크릴래이트)와 비교해 겉으로 구분이 되지 않지만 30% 이상 가격이 저렴한 반면 품질 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에 약하고 내구성에 취약해 향후 인조대리석 시장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크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서울에서 인조대리석을 유통하는 한 기업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샘의 중국 저가 제품에서 문제가 생기면 일반적인 MMA 제품시장까지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매출 1조원의 한샘이 덩치 값에 맞게 영세 골목상권 시장에서 철수하고 동반성장의 정신을 보여주길 희망한다”고 하소연했다.

조합은 “한샘이 국내 가구 1위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지난 2013년 공공구매 시장에 참여했다가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위장 중소기업으로 적발돼 퇴출을 당한 적이 있으며, 2011년에도 하청 생산한 사무용 가구를 자사 제품으로 둔갑시켜 공공기관에 납품한 것이 중소기업중앙회에 적발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합은 영세 인조석가공업계의 품질향상을 위해 인조대리석 단체표준을 제정해 일정기준의 품질을 갖춘 제품에 단체표준 인증마크를 부착해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고 일정 설비 이상을 갖춘 MMA인조대리석 가공공장에 대한 인증업무를 실시해 공공시장에 우선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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