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AA등급 이상이면 자동 면제…연간 1만곳 혜택

우수 중소기업 경영인에 대해서는 연대보증 의무가 원칙적으로 면제될 전망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한 중소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현장에서 체감하는 기술금융 효과를 높이기 위해 우수기업에는 연대보증을 폐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이달부터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각 영업점에서 공급하는 보증액의 25%를 경영주 본인의 연대보증 없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개선으로 연간 1만개 기업이 연대보증 없이 5조원 가량의 보증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를 통해 2017년까지 약 11조원이 연대보증 부담 없이 기업들에 지원될 전망이다. 이는 신보·기보 총 보증잔액의 25%에 이르는 수준이다.

보증심사 등급 AA 이상(TCB평가 기술등급 T2에 해당)인 우수기업에 대해서는 연대보증이 자동으로 면제된다. A이상 등급(기술등급 T3)의 경우에는 기술경쟁력 및 사업성 평가를 통과하면 보증이 면제된다.

이런 조치는 신규보증 뿐만 아니라 기존 보증분의 증액, 만기연장 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금융위는 심사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은 신용경색 우려를 고려해 면제 대상에서 일단 제외했으며 향후 추이를 지켜본 뒤 대상 확대를 검토하기로 했다.

또 금융위는 신보·기보 등 보증기관의 성과평가 항목(KPI)에 연대보증 면제 실적을 포함하는 한편 심사역량 강화 등을 통해 제도가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올 6월까지 은행과 TCB를 대상으로 기술금융 실태조사를 벌여 기술금융 제도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금융연구원 등 민간 전문가를 통한 컨설팅도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이 대출 외에도 기술투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기술가치평가 투자펀드를 연내 3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고, 기업이 보유한 특허 등 지식재산권에 투자하는 IP펀드 역시 상반기 안에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임종룡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에이피우주항공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수한 기술력이 검증된 에이피우주항공도 초기 개발비용에 따른 적자 때문에 금융 조달에 어려움을 겪다가 기술금융을 통해 아리랑 6호 신규사업에 참여하게 됐다”며 “재무여건이 열악한 우수기업들이 기술금융을 통해 자금지원을 받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기술금융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배한익 에이피우주항공 이사는 “기보에 우리 회사의 우주항공 기술을 잘 아는 직원이 있었던 덕에 적정 등급을 예상보다 빨리 인정받고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며 “평가기관에 기술 이해도가 높은 인력이 많으면 보다 많은 업체들이 기술금융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건의했다.

임 위원장은 이에 “기술금융이 잘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도 일각에서는 형식적인 제도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우려를 불식시키고 기술금융이 시스템으로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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