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메가 시너지의 원천은 협업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의 시대는 갔습니다. 상생과 동반성장의 융복합시대, 협업에 길이 있습니다.”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이 협업문화 확산을 위한 ‘협업전도사’ 1호로 맹활약하고 있다.

시테크 이론의 창시자로 시대에 한발 앞선 화두를 제시해온 그가 새로운 한국 경제 아젠다로 ‘협업’을 주목한 것이다.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한국협업진흥협회 사무실에서 윤 회장을 만났다.

다른 업종과 협업해야 시너지
윤 회장은 협업을 ‘소통과 협력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행위’라고 정의하며 협업이 새로운 산업을 이끌 ‘제4의 물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갑을관계’로 대표되는 수직적 분업의 시대였죠. 하지만 융복합 시대의 경제는 수직적이 아니라 수평적인 구조에서 다른 업종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윤 회장은 협업을 통해서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과거 1+1을 통해 2가 아닌 10을 만들어 낸 것이 시너지라고 표현한다면 협업은 1+1을 통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것을 만들어 내는 ‘메가 시너지’다. 애플, 구글, 알리바 등 최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이 협업을 통한 메가 시너지를 창출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협업 과정에서는 반드시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것과 함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람은 동창, 동향처럼 ‘같을 동(同)’이라는 말을 좋아하고 이교도, 이단과 같이 ‘다를 이(異)’를 싫어하죠. 하지만 소주에 소주를 부으면 양만 많아지지만, 소주와 맥주가 섞이면 ‘소맥’이라는 시너지 효과가 생깁니다. 다른 것과의 협업을 통해야만 메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中企 지자체 등 교류 넓혀야
윤 회장은 중소기업에게도 ‘협업’ 시대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업종간 활발한 교류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은 규모가 큰 대기업에 비해 타부서와의 협업에는 유리함을 갖고 있죠. 이제는 외부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찾아야 합니다. 이업종뿐만 아니라 대기업, 지자체, 문화예술 단체 등 다양한 협업체제를 갖춰야 합니다.”

특히 중소기업에게는 전문성과 신뢰가 뒷받침돼야만 효과적인 협업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협업을 잘못 이해해 만들어지는 과정이 과감한 철폐와 통폐합입니다. 하지만 요리를 할 때도 궁합이 맞지 않는 것이 있듯이 서로 연결하고 융복합한다고 무조건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협업 주체가 각자의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고, 그 전문성을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야만 효과적인 협업모델이 탄생할 수 있죠. 각자 전문성을 가진 분야는 살리고, 상호 필요한 부문에 한해 서로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시각의 전환이 협업의 시작
윤 회장은 2010년부터 3년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신임사무관 중소기업 현장 체험을 최초로 실시하는 파격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현장체험 기업을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확장하고 교육방식도 견학이 아닌 근무로 바꿨다. 위험한 산업현장에서 신임 사무관이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신임 사무관과 중소기업에게 모두 호응이 좋아 지금은 중앙공무원교육원의 대표 교육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교육원장으로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협업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국가전략세미나를 만들어 모든 부처 국실장이 함께 10대 국정과제를 논의한 것이나 중소기업 현장체험 등은 모두 민간 부분의 경영기법과 공공부문의 교육기법을 융합해서 만든 것이죠. 모두 뼈를 깎는 개혁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서로의 장점을 파악해 이를 융합하려는 시도가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었습니다.”

‘협업정책수석실’ 협업주체로
윤 회장은 중소기업이 보다 빠르게 협업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협업 파트너인 ‘콜라보메이트’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중소기업이 협업하는 방법으로  “다른 업종의 파트너는 물론 기업 내에서도 부서 간의 협업체제를 구축한다면 보다 빠르게 협업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기업 스스로의 협업역량을 키워야 다른 기업의 협업도 제안도 받을 수 있다”며 “전문성과 함께 평판관리를 통해 협업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지난해 한국협업진흥협회를 만들며 ‘협업문화의 원년’이라고 선포했다. 올해는 ‘협업문화 확산의 해’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협업의 중요성을 알리겠다는 것이 윤 회장의 목표다.

“정부에서 융합과 협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확산이 미비한 것은 이를 이끌어 나갈 주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안에 ‘협업정책수석실’을 만들어 부처간의 융합을 유도하고, 중소기업중앙회 등에도 중소기업 협업을 지원하는 ‘협업추진위원회’ 같은 추진 주체를 만들어 협업을 주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협업을 중시하는 평가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빠른 시간 안에 우리나라 경제에도 협업 문화가 확산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윤은기 회장 프로필
△1951년 충남 당진 출생
△1975년 고려대 심리학과졸
△1983년 정보전략연구소 소장
△1988년 연세대 경영대학원졸
△1989~1999년 한국생산성학회 부회장
△1999년 인하대 겸임교수
△2007~2010년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 총장
△2009~2011년 서울시 적극행정면책심의위원회 위원장
△2010~2013년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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