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업 10곳 가운데 3곳 이상이 원·엔 환율의 변동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에 따른 수출 감소는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클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지난 16일 국내의 수출 기업 453개(대기업 126곳, 중소·중견기업 327곳)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국내 수출기업 중 32.2%가 원·엔 환율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 기업들이 수출 활동에 큰 영향을 받는 환율은 원·달러 94.5%, 원·엔 32.2%, 원·유로 29.4%, 원·위안 8.6% 순이었다.

연구소는 “엔화 결제 비중은 3%로 유로화 결제 비중(5.3%)보다 낮고, 일본 수출 비중도 5.6%로 유럽(9%)보다 낮지만,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가 높아 원·엔 환율의 영향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수출경합도란 양국 수출상품 구조의 유사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수출경합도가 0.5이면 양국 수출품 구성이 50% 유사하다는 뜻이다.

한·일 수출경합도는 2008년 0.446, 2013년 0.501 등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원·엔 환율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한 기업들은 100엔당 원화 환율이 2014년 연평균 996원에서 2015년 900원으로 약 10% 하락한다면 수출액은 평균 4.6%, 영업이익은 평균 3.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별 수출액으로는 일본과 수출 경합이 높은 기계류(8.7% 감소)와 일본 수출 비중이 높은 문화콘텐츠(6.7% 감소), 석유화학(6.3% 감소), 선박(4.7% 감소) 등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원·엔 환율 변동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중소기업이(5.6% 감소)이 대기업(1.8% 감소) 보다 수출액이 더 많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조사 대상 기업들이 올해 업무계획에서 기준으로 삼은 손익분기 원·엔 환율은 100엔당 평균 972.2원으로 올해 현재까지 평균인 928원보다 높다. 이는 이들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계획보다 4.5% 하락했다는 의미다.

다만, 원·엔 환율에 영향을 받는 기업이 원·달러 환율변동에 영향을 받는 기업보다 적어, 달러 강세가 동시에 발생하면 엔약세 효과가 상쇄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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