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헬스케어 산업을 지목했다.

정보기술·의료·바이오 ‘삼합’시너지 극대화 겨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헬스케어 산업을 지목했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5월 호흡곤란으로 갑자기 쓰러진 후 1년 가까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삼성이 어떤 전략으로 성장발판을 만들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인구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국민 평균 나이가 처음으로 40대를 넘겼다. 더욱이 2030년에는 48세, 2040년에는 52세까지 치솟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처럼 고령화 시대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은 정보기술·의료·바이오 등 최고의 기술을 바탕으로 의료 서비스 분야로 접목을 꾀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
삼성은 이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초 이스라엘의 사물인터넷 벤처기업인 얼리센스에 1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얼리센스는 각종 생체정보를 모니터링하는 센서개발 업체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삼성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웰닥·프리벤티스 등 해외 의료 관련 기업과 손잡고 당뇨 관리 서비스를 비롯해 심장 모니터링장비 및 서비스를 아우르는 다양한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은 3월 열린 독일 하노버정보통신전시회(CeBIT) 2015에서 B2B 인프라와 모바일 헬스 인프라를 적극 홍보했으며 지난달 중국 보아오 포럼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헬스케어 산업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는 후문이다. 이쯤되니 이건희 회장의 대표적인 업적이 휴대전화와 반도체라면 이재용 부회장의 업적은 헬스케어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미국의 파트너스 헬스케어는 디지털·모바일 건강관리 솔루션 공동 연구에 대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모바일 헬스케어 솔루션이 개발되면 환자는 집에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신체 상태를 병원에 보낼 수 있고 병원은 이에 대해 적절한 처방을 내릴 수 있다.
이처럼 삼성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헬스케어를 지목한 또 다른 이유는 스마트폰으로 성장한 시장이 조금씩 한계에 부딪치고 라이벌 업체인 애플도 이미 헬스케어 산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의 주요 23개 병원 중 15곳은 애플의 건강관리 플랫폼 헬스킷을 만성질환자 관리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미국 내 최대 전자건강기록 회사인 에픽 시스템즈와  협력해 원격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고 전문가용 질병연구 플랫폼 리서치킷을 공개하는 등 관련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실정에서 삼성 역시 미래창조과학부의 사물인터넷 실증단지 조성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헬스케어 실증단지에서는 개방형 헬스케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의료기기 업체 등 공급기관이 첨단의료복합단지·의료기관 등 수요기관과 연계해 헬스케어 실증서비스를 발굴·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일반인 건강 및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청소년 비만관리 및 체력증진 서비스·공군조종사 전투력 관리 서비스·응급상황 알림서비스·글로벌 협진 서비스 등이 포함됐다.

삼성전자·KT 컨소시엄은 삼성생명과 협력해 서비스 제공 및 보험적용을 비롯해 공군 전투기 조종사 관리 등 향후 민간·공공의 다양한 분야에서 헬스케어 유망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2017년까지 100여개 이상의 중소·벤처기업을 지원·육성할 계획이다.

삼성의 미래 먹거리 될까
이 같은 실정에서 삼성이 뛰어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삼성전자의 헬스케어 사업은 의료기기 부문과 제약 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의료기기의 경우 삼성전자가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메디슨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부문 산하 의료기기사업부가 맡고 있다. 삼성전자의 제약 부문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헬스케어 사업에 투자해 왔지만 3~4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성과 없이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의 진입장벽도 높은 편이고 국내 기술과 인력, 인프라 등은 선진국과 비교해 수준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도 현대인들의 건강과 기술에 대한 관심은 증폭되고 있다. 이 두가지 단어가 결합해 탄생한 모바일 헬스케어는 세계적으로 그 시장이 점차 커질 전망이다. 현재 약 5조5000억원 수준인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은 오는 2020년에는 약 20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이 미래의 먹거리 산업으로 점찍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지 아니면 또 다른 실패를 경험하게 될지 앞으로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게 됐다.

- 글 : 김규민 기업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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