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노트]130년 기술의 명가 보쉬

▲ 보쉬는 자동차분야의 중요부품은 물론 각종 정밀기기를 생산하면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각종 자동차의 부품을 비롯해 정밀기기, 전기기계를 생산하는 보쉬는 우리에게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130년에 달하는 긴 역사를 가진 기술의 명가다.

독일 기계·전기공학과 부품산업의 대표기업인 보쉬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인근의 작은 작업장에서 1886년 사업을 시작했다. 보쉬의 과거를 잠시 살펴보면 1897년 차량용 마그네토 점화장치를 만들어 내면서 혁신적인 업적을 이룩했으며 이후에도 보쉬는 자동차부품 기술부문에서 중요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했다.

1920년대 중반까지 보쉬는 자동차부품 기술에 한정돼 있었다. 이에 연구 및 생산활동을 본격화하면서 기존 점화 시스템, 자동차용 조명뿐만 아니라 경적, 배터리, 와이퍼, 방향지시등과 같은 제품군들을 보유하게 된다.

특히 당시 연료소비 등으로 디젤엔진이 자동차산업의 이슈로 떠올랐다. 이 시장의 잠재성을 감지한 보쉬는 디젤 엔진용 인젝션 펌프의 프로토 타입을 시험했다. 이 후 개발된 제품은 1927년부터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보쉬 그룹은 자동차부품기업에서 전기공학기업으로도 변모를 꾀한다.

오늘날 보쉬그룹은 기술 및 서비스 분야의 선도적 기업이다. 로버트 보쉬 유한회사와 약 360개의 자회사 및 50여 개국에 있는 현지 법인은 자동차, 산업기술, 소비재. 빌딩기술에서 선도기업으로 꼽힌다. 물론 보쉬에게 위기의 시기도 있었다. 새로운 사업의 일환으로 진출한 태양광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손실을 입었으며 급기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 산업의 불황으로 여러 어려움에 봉착한 것. 보쉬는 2009년 태양광사업에 뛰어든 이후 4년간 24억유로의 손실을 냈고 지난 2013년 초 사업철수를 발표할 때까지 상당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결국 보쉬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카드를 꺼냈다. 사업부문 조정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꾀했으며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 확보에 나섰다. 적자를 기록하던 크리스털라인 태양광 사업에서 과감히 철수했으며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 부문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 영역 확보에 몰두했다.

미래의 먹거리확보에 나서다
보쉬는 연결성, 자동차, 전기화 및 에너지 효율성 등 유망분야를 비롯해 점차 중요성이 커지는 신흥시장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고 있다. 이 같은 목표는 모빌리티 솔류션 사업부문(구 자동차 부품기술사업 부문)으로 다시 태어난 자동차 부품 기술사업 부문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2014년의 경우 가솔린 직접분사 시스템 및 고압 디젤분사 시스템이 디스플레이 계기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함께 성장세를 견인했다.

회사는 미래의 이동수단에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부품, 시스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도 포함시킬 방침이다.

보쉬는 이 같은 전문성이 보쉬의 시스템 통합능력과 합해지면 다른 회사보다 혁신적인 모빌리티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예를 들어 상업용 차량관리와 같은 소프트웨어 기반의 사업모델 및 서비스가 있으며 보쉬는 이미 독일에서 협력사들과 이를 시험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차량 임대회사 및 보험사 등의 고객들이 차량유지 및 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계획하고 차량의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보쉬는 사물인터넷 시대도 준비하고 있다. 폴크마 덴너 보쉬그룹 회장은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가 상호 간에 정보를 주고받아 처리하는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연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보쉬는 사물인터넷 시대를 이끌 수 있는 기술개발에 노력하고 있는며 대표적으로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센서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보쉬는 지난해 미세전자기계시스템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미세전자기계시스템은 반도체 제조 공정을 응용해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초미세 기계부품과 전자회로를 동시에 집적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자동차, 각종 산업용 기기에 이 같은 MEMS 센서가 탑재된다. MEMS 센서 종류로는 자이로스코프, 가속도, 지자기 등 모션센서와 온습도, 화학, 적외선, 가스 등을 탐지하는 환경센서, 마이크로폰 등 소리를 감지하는 음향센서 등이 있다.

인재육성 및 공헌활동 앞장
1906년 8월1일은 보쉬그룹의 창립자인 로버트 보쉬가 하루 8시간 근무제를 처음으로 도입한 날이다. 당시 로버트 보쉬는 법적으로 정해진 기준보다 2시간 적은 하루 8시간 근무를 통해 근로자들에게 하루 두 시간의 시간적 여유를 줬다. 이 같은 그의 가치관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직원들의 이상적인 근무환경을 만들고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회사는 생활 안전자금 지원, 의료지원, 복지카드, 일과 삶의 균형 등 직원의 건강관리를 위한 프로그램, 복지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의 동기를 부여하고 업무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독일의 자선단체인 로버트 보쉬재단은 지난 50년 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로버트 보쉬 재단은 네 가지 분야로 나눠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설립 이래 지금까지 1조5천억원이 넘는 기금을 지원했다.  

- 글 : 김규민 기업전문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