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공통기술을 통한 가치창조]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

▲ 전자조합의 업종공통 기술개발지원사업에 참여한 합동전자산업 근로자들이 ‘원격제어 대기전력 절감 기술’을 이용한 시스템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에너지낭비의 주범으로 지목받은 대기전력은 각종 전자기기의 동작과 관계없이 사용자가 의식하지 않는 사이에 소모되는 전기에너지를 말한다.

세계적으로 낭비되는 전기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커지면서, 대기전력을 자동 차단하는 기술이 눈에 띄게 발전해오고 있다.

그러나 건물에 설치된 전기를 사용하는 장비들에 정해진 시간에만 전원을 공급하고 장비들이 사용되지 않는 시간에는 전원 공급을 차단하는 기능을 요구하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기능을 갖춘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나 지능형 빌딩 시스템(IBS·Intelligent Building System)은 여러 한계 때문에 시장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IBS는 건물 환경 및 설비, 정보통신 등 주요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첨단 IT서비스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경제성, 효율성, 기능성, 안전성 등을 추구하는 건축물을 말한다. 문제는 이 시스템은 건물의 설계 단계에서 미리 구축돼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새로운 건축물에 구현되는 시스템이라는 점과 시스템 구축비용이 과대해 실제로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는 시장이 매우 협소하다. 경기 침체와 부동산의 경기 하락으로 건물 신축도 감소하고 고비용의 시스템을 구축할 수요도 적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전력망을 지능화해 전력을 절감하고 탄력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해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전력 정보를 교환하면서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인프라다. 그러나 스마트그리드 시장은 2030년에 이르는 장기 로드맵을 가지고 구축되는 만큼 과다한 시간이 소요되고 이 역시 고비용이 들어간다.

IBS·스마트 그리드 한계 넘어
업종공통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이사장 정명화)이 개발에 성공한 ‘원격제어 대기전력 절감 기술’은 대기전력을 자동 차단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이들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조합이 주관하고 전자부품연구원과 (주)합동전자산업이 참여해 개발한 ‘원격제어 대기전력 절감 기술’은 네트워크 제어가 가능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와 연동되는 전원기술이 탑재된 장비와 PMS (PowerManagement System)를 통해 스마트그리드나 IBS가 추구하려던 전력절감을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해냈다.

시중에서 사용하는 전원장치는 공급전원과 사용되는 장비의 종류에 따라 단독형 전원장치, 보조전원 연동형 전원장치, 순차전원장치, 네트워크형 순차 전원장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 전원장치는 대부분 원격제어, 표준시 적용, 비상시 전원공급 기능이 없었다.

특히 교육계, 공공시설, 공업 시설, 산업용 장비들은 상시전원이 끊기더라도 대체전원이 연동돼 끊임없이 전원이 공급돼야 하는 필요성이 매우 높고 정확한 시간에 기기를 작동시킬 수 있는 정확성 등이 필요하다.

조합이 개발한 시스템은 로컬 PC에서 각 채널의 전력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해 불필요한 전원소비 및 소비전력의 이상 유무, 연결된 기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원격 제어 기술이 탑재된 전원 분배기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또 일률적인 순차전원제어와 부하에 따른 순차전원제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따른 프로그래밍 제어가 가능해 필요 시 교차 전원제어를 할 수 있는 기술, GPS의 시간정보를 통해 내부의 타이머 오차를 보정해 다양한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정확한 시간 설정을 확보하고 타이머 기능을 활성화해 자동화할 수 있는 기술 등을 갖추고 있다.

조합은 조합원사를 대상으로 기술 세미나를 실시하는 등 홍보 및 교육해 기술의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또 제품은 조합 공동브랜드로 제조업체에 공급되며 생산 타입에 맞춘 완제품(OEM)으로 시장에 나오게 된다.

조합 차원의 판로는 조합 전용 모델로 공급하는 방식과 총판점 판매를 통해 공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조달 우수제품 및 3자 단가 우수제품에 맞는 판매 전략을 세우고 건축 설계 사무소를 중심으로 도면과 시방서 등의 기술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수요에 맞게 다양한 판매를 지원하고 있다.

개발에 참여한 정호원 합동전자산업 대표는 “협동조합을 통해 기술의 보급과 제품의 공급을 고려할 수 있는 업종공통 기술개발사업은 제품을 판매하는 입장보다는 제품의 실제 사용자들을 염두에 두고 제품 개발을 할 수 있게 해줬다”고 강조했다.

GPS 이용 기술 국내 최초 상용화
정 대표는 “GPS를 이용한 기술은 이 시스템이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것”이라며 “다양한 판로를 고민하는 조합을 중간 단계로 제품 및 기술을 조합원사에 공급함으로써 빠르게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합은 이번 업종공통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주관기관, 참여기업, 연구기관이 개발하려는 기술은 ‘절감’을 큰 목표로 했다고 강조한다. 사회적으로 에너지 절감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계의 대기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면 전력 절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

조합은 “저비용의 대기전력 절감 솔루션 적용 분야 시장의 개척을 위해서 조합 차원의 기술 보급과 판로 확대가 계속해서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다양한 판로개척을 통해 조합원사와 관련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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