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서재]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2015년 프로야구에서 만년 꼴찌 ‘한화 이글스’가 확 달라졌다. 한화는 최근 6년간 다섯 차례나 최하위를 기록한 팀이다.

그런데 올 시즌 한화는 끝내기 승리 세차례에 역전승도 일곱번이나 거두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돌풍의 중심에는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이 있다. 요즘 한화는 <한화이글스 때문에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야구팬들로부터 사랑받는 팀이 됐다. 한화는 74전 38승 36패(7월 2일 기준)로 5위를 달리고 있는데 김성근 감독은 어떻게 만년 꼴찌의 팀을 강한 팀으로 변신시킨 것일까?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이와우, 2013년 3월)는 김성근 야구 43년간을 정리한 ‘리더십 책’이다. 이 책은 제자 10인의 편지와 그에 대한 스승 김성근의 화답으로 구성된 책이다.

김성근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야구 감독이면서도 대한민국 프로 구단에서 가장 많이 쫓겨난 야구 감독.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에겐 가장 존경 받는 스승이자 야구의 신으로 추앙 받는 인물이다. 7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역으로 손자뻘 되는 선수들과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진정한 리더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나는 늘 벼랑 끝에 서 있는 마음으로 살아왔다. 살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하기 위해서 살았다. 그 일이 야구다. 야구만을 위해서 산 인생이다. 순한 마음으로 순간순간 전력투구를 해왔다. 강한 것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포기 안 하는 것이 이기는 거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리더로서 그가 쌓아온 경험과 연륜을 모두 담아낸 책이다. 이 책에는 “함께하는 이들에게 존경받는 리더가 진짜 리더다” “나는 선수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살리고 싶었다” “나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진짜 리더다” “쓸모없는 사람은 없고, 다만 이를 알아보지 못하는 리더만 있을 뿐이다”와 같은 경구(警句)와도 같은 주옥같은 말들이 많이 담겨 있다.

김성근 감독은 30년이 넘는 지도자 경력동안 SK, LG, 쌍방울 등 여러 구단을 거치며 약체의 팀을 강호로 만들어놓는 ‘승부사’였다. 지옥훈련으로 대표되는 김성근식 조련법은 너무도 유명하다. 그는 한화의 사령탑을 맡은 후, 특유의 지옥훈련으로 한화의 DNA를 개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 훈련 때 선수들끼리 농담 식으로 ‘부러진 방망이로 뗏목 만들어서 도망가자’고까지 할 정도의 지독한 훈련을 통해 한화는 강한 팀으로 변신했다.

김성근 감독이 강조한 것은 단순히 훈련량이 아니라 ‘의식의 변화’였다. 강한 훈련을 통해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자, 한때 열패감에 젖어있던 한화 선수들은 요즘 “야구가 재미있다. 매일 하고 싶다”고 입을 모은다. 짜릿한 승리를 챙기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그 덕분인지 스타에 가려졌던 평범한 선수들이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야신’ 김성근은 말한다.
“세상에 소모품 인간은 없다. 소모품으로 쓰려는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 스스로 자기를 포기하지 않은 이상 하려는 의지가 있는 선수라면 리더는 어떻게 해서든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모든 선수들이 다 유용하다. 모든 선수들에게는 그들 각자가 자신만이 가진 쓸모가 있다. 그걸 끝까지 찾아주는 것. 그리고 끝까지 유용함을 살려주는 것. 그 사람의 그 능력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그게 바로 내가 생각하는 리더의 참모습이다.”

 - 글 : 이채윤 / 삽화 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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