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해외민간대사 열전]홍완기 홍진HJC 회장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열쇠는 바로 창조적 사고와 도전 정신입니다. 늘 새로운 것에 대한 열정과 실천이 현재의 위치에 있게한 원동력이죠.”

세계 시장 진출은 이제 국내기업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다. 1971년부터 헬멧을 만들어 온 홍진HJC(회장 홍완기)는 1992년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이래로 현재까지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세계 60여개 국에서 연간 200만개 가량 팔린다. 세계 일류 상품으로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95%를 넘는다.

초창기에는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이 입는 가죽옷, 마스크, 토시 등을 생산했다. 헬멧 내장재를 납품하다 알게 된 업체가 경영난에 처하자 친인척에게 돈을 빌려 1974년 인수했다.

홍완기 회장은 오토바이 헬멧이 생명을 보호하는 장비여서 만들면 보람이 크고 인체공학도 필요해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봤다.  

남다른 기술력으로 1978년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으나, 홍 회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미국 시장을 두드렸다. 이내 홍진은 가볍고 튼튼하면서도 저렴한 헬멧으로 북미 지역을 휩쓸었다. 1992년 미국 최고 권위 오토바이 전문 잡지 ‘모토사이클 인더스트리’의 판매조사에서 북미지역 헬멧 부문 1위로 선정됐고 이후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유럽시장만 놓고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재 유럽 헬멧시장 점유율 1위인 이탈리아 기업 놀란은 20%가 넘는 점유율을 자랑한다. 유럽의 오토바이 시장 규모는 약 2억5000만달러로 추산돼 세계에서 가장 큰 오토바이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인구에 비해 시장이 큰 이유는 오토바이가 생계수단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홍진은 지난 2001년 프랑스에 유럽법인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진출 초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북미지역과는 달리 ‘튼튼하고 저렴한 헬멧’ 전략이 먹혀들어가지 않은 것.

홍 회장은 전략을 바꿨다. 기존의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세련된 디자인의 고급 제품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유럽 진출 10년 만에 프리미엄 경주용 헬멧을 내놓을 수 있었다. 제품명은 ‘알파텐’. 2년 뒤에는 레저용 헬멧 ‘알파맥스’도 선보였다.

홍 회장은 “유럽에서는 기능과 디자인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경쟁품과 차별화가 있어야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기술력 그 자체로 소비자로부터 인정받는 요소가 가장 큽니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즉각 반응이 왔다. 유럽인들이 가장 열광하는 모터스포츠 대회인 모토그랑프리의 챔피언 출신인 호르헤 로렌소 선수도 알파텐 헬멧을 쓰고 경주에 출전했다. 경주용 헬멧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인지도 또한 빠르게 올라갔고 이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홍 회장은 유럽시장 진출을 준비중인 중소기업에게 “살아온 배경, 환경과 문화가 다른 지역을 한국식으로 접근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먼저 해당 지역과 업계의 문화와 특성을 먼저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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