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들이 나오는 가운데, 경착륙 가능성이 제기돼 한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28일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영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구조개혁에 속도를 내면서 산업과 시장이 단기간 내에 새로운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라며 “더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철용 연구위원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영향을 짚었다. 올해 들어 성장 둔화 지속, 급격한 주가 조정,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잇따른 기업 부도 등 부정적인 뉴스가 쏟아지면서 중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파장을 살펴보려면 최근 불거지고 있는 리스크 요인들의 성격과 고유한 맥락, 중국 정부의 위기 대응 역량 등에 대한 적절한 고려가 필요하다.

2013년~2014년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지방정부 부채, 그림자금융 급증,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 설비과잉 등이었다. 이 문제들은 이후 정책 대응과 시장여건 변화에 따라 상당부분 완화됐다. 올 들어서는 기업 부채가 급증하는 가운데 기업 부도가 늘고, 시중 부동자금의 규모와 활동성이 강해지고 있는 흐름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아울러 성장률이 정부 목표 구간의 하한선에 접근함에 따라 고용 창출에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있고, ‘안정적 성장 유지’와 ‘구조조정 및 개혁 추진’ 간에 정책 밸런스를 맞추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미국발 수요감소의 2배 충격파
향후 중국 경제의 진로는 △경착륙 후 저성장 단계 진입 △경착륙 후 재반등을 거쳐 중고속성장 또는 중속성장 단계 진입 △중고속성장 단계로 연착륙 등 세가지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정책 운신 폭이 크고 그간의 구조조정 작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 이외에 크고 깊은 내부시장, 정부의 기업 지배력과 사회 통제 능력, 낮은 자본시장 개방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중국 경제는 첫번째보다는 두번째나 세번째 진로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각의 주장대로, 지금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그 동안 중국 정부가 잘 다뤄왔던 문제들과는 성격이나 난이도가 근본적으로 다른 것들이라면, 첫번째 시나리오를 전적으로 배제하기는 힘들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경우 세계 경제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격의 전파 경로는 국제교역, 중국의 대외직접투자, 금융시장의 동조적 움직임 등이 될 것이다. 중국발 수요 감소는 동일한 정도의 미국발 수요 감소의 2배 정도의 파괴력을 갖고 있다. 한국은 긴밀한 교역 및 투자 관계로 인해 중국 경기침체에 따라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기 급랭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사업 유형이나 방식에 따라 다를 것이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최종수요가 이뤄지고, 구조조정의 니즈가 강한 제조업이나 투자와 관련된 부문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착륙 상황에서도 △지금 발전수준이 낮아 향후 상대적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 △중국 정부가 저성장 극복을 위해 정책 지원을 집중하는 분야 △경기와 무관한 사회 트렌드를 반영하는 분야에서는 상대적 고성장 및 고수익성이 기대된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극복하고 기존 성장 추세로 회귀하는 두번째 진로를 따라간다면, 구조조정 및 개혁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중국 산업과 시장이 단기간 내에 새로운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구조조정과 개혁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중국 산업과 시장이 단기간 내에 새로운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거래선을 재편하고, 제품 및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고, 사업 영역을 변경하는 등의 능동적인 대처를 통해 급락에 이어지는 급등 국면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착륙이란?
경착륙(hard landing)은 경제성장률이 지속되기 어려운 높은 수준으로부터 한 수준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서구경제에선 통상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통화긴축과정에서 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을 가리킨다. 하락 폭이 어느 정도 돼야 경착륙이라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기준이 없다. 일반적으로는 성장률이 경기침체(recession)로 분류될 정도로 하락세를 보일 때를 경착륙이라고 한다. 경기침체는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로 2개 분기 이상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황으로 정의되는 게 학계 관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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