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서재]학력파괴자들

“4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실리콘밸리에는 성공하려면 중퇴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IT업계에서 4년을 흘려보낸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사업을 선점할 기회를 놓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대부분의 IT강자들은 중퇴생들이다. 빌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이클 텔, 엘론 머스크, 마크 주커버그 등.

<학력파괴자들>(프롬북스, 2015년 10월)은 학교를 떠나 자신만의 천부적 재능을 키워나간 인물의 삶을 통해 미래의 성공전략을 알려주고 있다. 청년실업률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시대, 우등생, 모범생, 명문대생이 설 자리도 점차 좁아지고 있다.

이제 학교가 아이의 미래를 준비시켜줄 수 있다는 믿음을 버려야 할 때다. 학교 무용론까지는 아니더라도 학교는 시대의 빠른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는 탓에 대졸 신입사원은 ‘그저 읽고 쓸 줄 아는 능력만 갖춘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시대가 됐다.

그러므로 이 책은 대학 졸업장이 ‘교육이 미래와 안전을 보장한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오늘날의 대학은 짧은 시간 동안 학생들 머리에 산더미 같은 지식을 쑤셔 넣는 데만 급급하고 있다. 그렇게 집어넣은 지식은 금세 한물가서 막상 졸업할 때쯤 업무에 쓸 만한 내용은 거의 없다. 톰 피터스는 ‘앞으로 15년 내에 화이트컬러 직종 중 80퍼센트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 예견한 바 있다.

미래는 전문가를 넘어선 ‘초전문가(hyperspecialization)’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일부 기업과 조직이 주도하는 것이 과거의 시스템이었다면 미래에는 수많은 사람들 각자가 서로 다른 가치를 창출해 리더가 되고 최고 전문가가 된다는 것이다.

앞으로 대기업 주도형 경제는 혁신을 내세운 스타트업 기업에 밀려 막을 내릴 것이며, 우리가 선망해마지 않는 의사, 판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종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한다. 화이트컬러의 직업을 로봇이 대체하면서 중간계층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를 예견한 하버드 대학의 토니 와그너(Tony Wagner)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기성세대가 편하게 ‘취직’하던 세대였다면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창직(創職)’을 해야 하는 세대다. 우리는 아이들을 더 이상 ‘입시준비생’으로 만들지 말고 ‘혁신준비생’으로 키워야 한다.”
<학력파괴자들>은 학교 교육의 잘못된 점을 낱낱이 파헤치면서 ‘사업가에겐 졸업장이 필요 없다’는 사례를 수없이 많이 보여준다. 난독증은 직관력·문제해결력·상상력·단순화 능력을 가져다준다. 발달장애는 왕따가 되기도 하지만 다양성·독창성·열정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주의력결핍 과다행동) 장애아는 오히려 호기심·혁신·넘치는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난독증으로 어려운 학창시절을 보냈던  리처드 브랜슨은 기업가와 우등생의 자질은 전혀 다르다고 이렇게 말한다.

“무한한 에너지, 호기심 많은 천성, 그리고 때로는 고집스런 구석 같은, 위대한 기업가를 만드는 자질들은 교실 속 우등생들이 보여주는 자질과 다르다. 그러니 세계의 많은 위대한 기업가와 비즈니스 리더 들이 정규교육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다.”

 - 글 : 이채윤·삽화 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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