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성수동·해방촌 등 이른바 ‘뜨는 지역’에서 일어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을 막기 위해 지원을 본격화하고 관련 법제화를 추진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임대료가 저렴한 구도심에 문화·예술가, 자영업자가 유입되면서 지역이 재생된 후 대규모의 상업자본이 침투해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일컫는다.

북촌·해방촌 등 6개 주요지역에서는 임대료 인상을 최소화 하기 위한 상생협약이 체결되며, 또 이들 지역에는 ‘장기안심상가’ 등을 도입돼 영세상인들의 임대료 부담을 줄인다.

서울시는 이처럼 구도심의 원주민과 영세상인을 보호하기 위해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최근 밝혔다.

‘장기안심상가’…리모델링비 지원
시는 이번 대책을 통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6개 지역(대학로, 인사동, 신촌·홍대·합정, 북촌, 서촌, 성미산마을, 해방촌, 세운상가, 성수동)에 대해 정책과 자원을 총동원 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시는 6개 전체 지역에서 임대료 인상 자제에 자율적 동참을 약속하는 건물주-임차인-지방자치단체간 상생협약 체결을 추진한다. 상생협약에 따라 건물주는 임대료 인상을 자제하고, 권리금을 보호하는데 앞장서게 되며, 임차인은 호객행위 등 고객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위를 자제하는 데 동참한다.

또 시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나타나는 지역에 ‘앵커시설’을 조성, 영세 소상공인이나 문화·예술인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간을 대여한다.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에 조성될 예정인 연극종합시설(연면적 5521㎡)이 대표적이다.

2017년에 착공 예정인 이 시설은 100석 규모의 소극장 20개가 마련되며, 완공 후에는 소규모 극단 등에 저렴한 가격으로 대관된다. 시는 이같은 앵커시설 조성을 위해 내년 예산안에 199억원을 배정한 상태다.

소상공인 등이 안심하고 장사할 수 있도록 장기안심상가 조성도 추진된다.

장기안심상가는 노후 상가 건물주에게 리모델링비를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해주는 대신 일정기간 임대료를 올리지 않도록 하는 전국 최초의 제도로, 내년 초 공모를 통해 실시된다.

아울러 시는 소상공인이 직접 상가를 매입·소유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시는 우리은행과 협력, 소상공인에게 시가 8억원 범위 내에서 매입비의 75%까지 시중금리 보다 1% 낮게 장기(최장 15년)으로 융자해주는 ‘자산화 전략’도 시행한다.

최대 8억원·최장 15년 대출
특히 시는 장기적으로 자산화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지역별 자산관리회사를 민·관 합자방식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지역별 자금모집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부동산을 사서 임차인에게 저렴한 임대료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내년 중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본격적 사업설계에 착수한다.

이밖에도 시는 상가임차인 보호를 위한 조례를 제정해 시 투자·출연기관이 보유한 상가(약 5700개)에서 임대기간을 최장 10년까지 보장토록 하고, 젠트리피케이션 전담법률지원단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시는 정부와 국회에 임대차 존속기간 10년 연장, 임대료 인상률 지자체 조례에 위임, 임차인 퇴거보상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상가건물 임대차 보호법’ 개정과 ‘젠트리피케이션 특별법’ 제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장혁재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발전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그 개발이익이 골고루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들고, 지역 구성원들이 모두 상생하는 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개발이익이 건물소유자와 상업자본에만 돌아가는 것은 우리 사회의 정의관념에 반하고 궁극적으로는 도시의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는 만큼 시가 종합대책을 통해 최선을 다해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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