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은 벤처기업의 신화다. 1991년 1세대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팬택은 한때 국내 휴대폰 시장 2위까지 우뚝 섰다. 하지만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2014년 파산 직전까지 갔다. 매각마저 수월치 않아 청산 위기에 놓였다. 신화는 전설이 될 뻔 했다. 위기의 순간 손을 내민 건 정준 쏠리드 대표였다.

정 대표 역시 벤처 1세대로 꼽힌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KT 연구원으로 일하던 정 대표는 사내 벤처 형태로 쏠리드를 설립했다.

통신장비를 만들어 이동통신사에 납품했다. KT, SKT를 상대로 제품을 팔다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며 대박이 났다.

2012년 미국 뉴욕 지하철에 분산안테나시스템(DAS)을 깔았고, 2013년엔 일본 1위 통신사 NTT의 공급업체로 선정되는 등 세계 2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국내 통신중계기 시장 점유율은 55%에 이른다.

정 대표는 팬택을 약 500억원에 인수하며 신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전 팬택과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우선 스마트폰 사업에선 중저가 시장을 겨냥했다.

삼성이나 애플과 경쟁하는 대신 새로운 시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관련 특허를 보유한 만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섰다. 개발도상국 통신업체와 손잡는 방식도 추진 중이다.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한 다음, 현지에 특화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기술을 내주는 대신 시장을 얻는 전략적 제휴다. 이미 인도네시아 국영통신사 텔콤과 협의 중에 있다.

정 대표는 또 팬택을 사물인터넷(IoT) 통신모듈 업체로 키워나갈 계획을 세웠다. 팬택은 이동통신 단말기 개발 경험과 수천개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어 유리하다. 특히 20여년간 다수 통신사와 작업한 경험이 있어 범용성이 넓은 만큼, 사물인터넷 통신모듈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까? 모두가 외면하던 팬택에서 정 대표는 숨겨진 보물을 찾고 있다. 대한민국은 성공 신화에 목말라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