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무색무취의 문화다. 향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좋아하는 색도 무채색이며 좋아하는 생선도 광어·도미와 같은 무색 생선이다. 혹여 향수를 사용하더라도 은은함을 넘어서면 주변 사람들의 눈총을 받는다. 한때 서양식 향수는 바람둥이의 상징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향수에 대한 편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코 인사는 단순한 피부의 접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체취를 오랫동안 기억하려는 행동이다. 사람은 가도 냄새는 오래 기억되기 때문이다. 좋은 냄새를 간직한다는 것은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사람에게도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향수를 뜻하는 영어의 ‘Perfume’은 라틴어 ‘per’와 ‘fume’의 합성어로 ‘연기를 통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고대 종교 의식의 한 형태로 산 재물을 태워 향료와 같이 하늘에까지 이르게 하면서부터 널리 퍼지기 시작 했다. 기원전 3000년 전의 이집트인들은 이미 자스민이나 아이리스 등의 식물 향으로 향수 목욕을 하기도 했다. 그 후 오늘날과 같은 향료의 기초는 19세기 이후 남프랑스의 글라스라는 곳에서 시작됐다. 16세기 후반에 톰 발레리가 이곳에 향신료를 소개한 이후 세계 향료의 중심지가 됐다.
향수는 알콜에 향이 얼마나 들어갔느냐에 따라 퍼퓸·오드 퍼퓸·오드뚜알렛·오드콜로뉴의 네 가지로 나눠진다. 퍼퓸과 오드 퍼퓸은 향이 진하고 지속성이 좋아 주로 여성용 향수로 많이 만들어진다. 오드뚜알렛과 오드콜로뉴는 퍼퓸에 비해 향이 적게 함유돼 있어 지속되는 시간은 짧지만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이 난다.
향수는 맥이 뛰는 곳, 즉 손목 안쪽과 귀 뒤쪽에 뿌린다. 향이 밑에서 위로 퍼져나가므로 양복의 안단이나 무릎 뒤쪽에 뿌리는 것도 좋다. 여성의 경우, 치맛단에 살짝 뿌리는 것도 향기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흰색 옷이나 얇은 옷의 표면에 직접 뿌리지 말아야 하며, 두꺼운 옷이라도 안감 쪽에 뿌려야 안전하다. 그 사람이 방을 나갔을 때 잔향이 있으면 과한 것이다. 즉 사람의 몸과 같이 걸어 다닐 정도가 적절하다.
지성피부인 사람은 자신의 체취가 강하므로 깨끗하고 단순한 향을 쓴다. 건성피부인 사람은 피부에 오일 종류를 바른 후에 향수를 사용하면 향을 오래 지속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전날 속옷에 오드콜로뉴를 뿌려두면 아침에 은은하게 향기가 밴 속옷을 입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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