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완성차 기업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이 8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테슬라가 올해 프리미엄세단 시장을 선두할 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모델S는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가솔린 프리미엄 세단인 아우디, 메르세데스, 렉서스 브랜드의 라이벌로 미국에서 간주되고 있다.

테슬라의 지난해 판매량은 2만5000대 수준으로 1750만대 규모인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하지만 테슬라는 전기차가 가솔린 차량과 경쟁 가능한 시대를 열었다는 관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 전망은 밝다.  테슬라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형 전기차인 모델X의 생산이 올해 봄까지 주당 1000대로 증가하고 올해 안에 총 출고량이 두배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슬라의 야심작인 장거리 주행 전기차 모델인 모델3도 오는 31일에 일반에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모델3는 내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테슬라는 인프라 구축에 총 15억달러(1조812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여기엔 네바다주에 건설하는 2차 전지 공장 기가팩토리 건설계획도 포함돼 있다. 테슬라는 이들 투자로 올해 상당한 수익을 거둘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미 테슬라는 독자적인 차량 판매망 없이도 모델S 출시 3년만에 가솔린차 브랜드의 수익을 뛰어넘었다. 테슬라의 이러한 성과는 전기차가 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고급 이미지를 쌓고 있음을 반영한다. 

테슬라 브랜드는 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지명도를 유지해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선전했다. 주가 하락과 유명 자동차 업체의 견제, 테슬라의 투자에 대한 증권가의 우려도 테슬라의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또 테슬라는 고급차 소비층에도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테슬라는 한번의 충전으로 200마일(321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모델S를 예고하며 전기차가 가솔린차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상식을 깼다.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소 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충전소를 300개 이상 설치해 전기차 충전소 수를 현재보다 50% 이상 늘릴 계획이다. 이로써 전기차만으로 미국 대륙 횡단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전기차량 기술에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낳고 있다. 일부 모델S에 장착된 ‘루디크러스 스피드’는 전기차가 스포츠카 수준의 가속력을 갖게 하는 기술로 작년 여름 장안의 화제가 됐다. 루디크러스 스피드는 전후륜에 각각 259마력, 503마력의 전기모터가 달린 P90D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고속주행 모드다. 이 모드를 선택하면 정지상태에서 3.2초만에 시간당 97km(60mph)까지 도달할 수 있다. 루디크러스트 스피드 기술은 전기차 구매자에게 호평을 받고 있으며 테슬라 SUV 차량 판매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 주 켄트에서 테슬라의 모델 S가 금속성 물체에 부딪쳐 화염에 휩싸였을 때 운전자와 잠재 고객, 투자자, 그리고 테슬라 임원들은 큰 우려를 나타냈다. 몇주 후 테네시 주 스머나에서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연방 규제 당국은 조사를 시작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불 보듯 뻔했다.

대대적인 리콜은 물론, 전국 대리점에서 값비싼 수리가 시작돼 회사는 금전적인 타격을 입을 참이었다. 그러나 그 중 어떠한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공기역학 개선을 위해, 고속 주행 시 모델 S의 차체 높이가 낮아지는 것이 문제였다. 이 경우, 이물질이 차 배터리에 잘못 부딪히면 불이 붙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테슬라는 문제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고속 주행 시 차체와 지상의 간격을 1인치 더 높였다. 그러자 문제가 사라졌다. 당국도 4개월 만에 조사를 종료했다.

테슬라는 소프트웨어와 휴대폰 네트워크를 활용해 리콜을 피할 수 있었다. 회사는 따로 대리점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동차 환경을 직접 설정하고, 온라인으로 차량을 주문한 후, 테슬라 차량 전시장에서 테스트 운전을 한다.

테슬라의 첨단 전기 기술은 가솔린이나 디젤 기술보다 간단해, 더 적은 인원과 자본으로도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이 같은 요인들이 함께 작용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제너럴 모터스(GM)의 유형자산 1달러당 시장가치가 1.85달러인 데 비해 테슬라는 이 가치가 11달러나 된다.

GM의 근로자당 시장가치는 24만달러이지만 테슬라는 무려 290만달러에 달한다. 단지 효율성만으론 이러한 차이를 만들 수 없다. 테슬라와 GM은 같은 업종이지만,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GM은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20세기형 기업이다. 21세기 기업인 테슬라는 성공법칙을 다시 썼다. 20세기형 기업들이 테슬라처럼 재창조된다면 다시 번영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글 : 하제헌 객원기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