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꿈꾸는 사람들] ㈜크로바케미칼

▲ 강선중 ㈜크로바케미칼 회장

지난 40여년간 대한민국 정밀화학 포장용기 성장을 주도한 ㈜크로바케미칼은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 분야 세계 빅4의 자리에 있는 강소기업이다. 창립자인 강선중 회장이 변함없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강선중 회장은 화공약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이 용기의 재질이 열악해 용기를 수입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고 정밀화학 포장용기의 국산화에 대한 필요성을 일찍부터 직감했다.

“부존자원이 거의 없던 시절, 나라에서 정밀화학 산업을 육성했습니다. 그때는 화공약품을 보관하는 용기의 재질이 열악해 용기를 수입에 의존했었죠. 그 과정에서 강산, 강알카리성 등의 독극물을 담는 용기를 만드는 회사가 우리나라에 없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 이 분야 최고가 되겠다는 각오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강 회장은 양평동에 허름한 132㎡(40평) 임대공장을 얻어, 블로우 기계 3대, 직원 4명으로 수입에 의존하던 위험물 포장용기 생산을 시작했다. 설비, 재료, 인건비 등은 친지나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충당하는 식이었다. 그리고 본인의 의지대로 세계 일류화를 달성하기까지 오로지 ‘불독정신’으로 지독하리만큼 열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고 전한다.

“1원도 기업 경쟁력 좌우”
‘한 우물을 파자. 개인적인 욕심을 내지 말자. 빚을 얻지 말자. 종업원을 믿고 일을 맡기자. 정직하자.’

사업 초기 기계 설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직원도 구할 수 없었다. 빚에 시달리고 적자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철저하게 이 다섯 가지 원칙을 지켰다.

그 결과 지금은 은행 차입금 없는 최상의 신용등급을 갖춘 초우량 기업으로 발전했다. 여느 기업가들과 달리 아파트 한채 외에 소유한 부동산이 없는 청빈기업으로 알려진 크로바케미칼의 강 회장은 단 돈 1원으로 모든 경제가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철학은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회사에서 반도체 생산을 위해 시약을 담은 용기를 일본으로부터 200ℓ용기를 20만원에 수입할 때, 크로바케미칼은 국산화 기술을 통해 8만원에 납품하며 절반 이상의 원가 절감 효과를 내기도 했다.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크로바케미칼이 성장하기 전까지, 당시 이 분야 선두를 달리고 있던 일본 회사는 한국을 얕잡아 보고 한국이 관련 제품을 개발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크로바케미칼은 기술개발에 몰입했고 공정이 매우 까다로운 초고순도반도체시약용기 제품을 5년여의 기술개발 끝에 제품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을 가진 회사는 전 세계에 일본과 한국 두곳뿐이고, 현재는 초고순도반도체시약용기의 제품 수준은 일본보다 앞선 상태로 평가받고 있다.

이 모두 강선중 회장이 범용 플라스틱 용기가 아닌 특수 플라스틱 용기시장을 겨냥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결과다. 초고순도반도체시약용기는 향후 이웃 중국과 대만에도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년 15% 이상의 수요증가가 예상된다.

위험물용기 개발로 해외기업 이전도
크로바케미칼은 IBC 1000ℓ초대형용기를 비롯해 200ℓ드럼, 20~30ℓ중형 용기까지 일괄 생산체제를 갖춰 국내외 위험물질을 담는 정밀화학 포장용기 제조업체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위험물용기는 내용물을 담은 뒤 폭발하거나 녹아내리지 않아야 하는 등 아주 까다로운 물성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고른 두께와 강도를 유지해야 하는 복잡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크로바케미칼이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위험물용기는 외국 기업을 한국으로 불러들이는 역할도 했다. 국내 대기업 화학업체 대부분을 비롯해 다우케미칼, 바스프 등 한국에 진출해 있는 30여 화학 다국적기업들이 강산, 강알칼리의 위험물질을 크로바케미칼이 생산하는 용기에 담아 수출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한국에 진출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한국에 크로바케미칼이 있기 때문이었다.

크로바케미칼은 이 같은 수입 대체 및 수출에 기여한 공로와 정도 경영으로 ‘금탑산업훈장’ 수훈, 한국능률협회의 ‘한국의 경영자 상’을 중소기업인 최초로 수상 ‘1997년도 한국의 경영자 상’,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 선정, IBK기업은행 명예의 전당 헌정, 국세청장 표창 등을 수상하며 작지만 강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중소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20년 이상 근무자가 85명 달해
강선중 회장은 기업의 목적이 단순히 이윤추구에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좋은 기업을 만드는 일이 우선이며, 이윤추구는 그 다음에 자연히 따라오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철학으로 강 회장은 가족적인 회사 분위기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직원 중심으로 기업을 바라보고 5년마다 부부동반 해외여행 제공 등 독특한 복지제도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20년 이상 85명, 10년 이상 근무자가 90여명에 이를 정도로 장기근속자가 많은 것도 회사 경쟁력에 도움이 되고 있다.

크로바케미칼은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과 원가 절감으로 매년 10% 이상의 매출 신장을 실현하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연 30억원 규모다. 탄탄한 성장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의 신용 등급을 받고 있고, 은행 부채 없는 재무 구조와 어음 발행 폐지로 모든 대금도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다. 강 회장은 앞으로도 미래지향적이고 원리 원칙을 고수하며 종업원과 고객 만족을 우선시하는 경영 방침으로 더욱 알찬 기업을 일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후계자를 위해 당부하는 7가지
1. 기술력을 토대로 한 경쟁력을 갖추라
2. 재무능력을 갖춰라
3. 리더의 기업가 정신이 중요하다
4. 임직원과의 폭넓은 인간관계가 중요하다
5. 때로는 결단과 모험도 필요하지만, 보수적인 사고 또한 필요하다
6. 기업가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이다
7. 남들과 같아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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