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4명의 위원이 교체돼 새로 구성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매파(물가안정 중시)인지, 비둘기파(경제성장 중시)인지 성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일 퇴임한 하성근·정해방·정순원·문우식 금통위원의 후임인 조동철·이일형·고승범·신인석 위원은 21일 오전 한은에 첫 출근해 임명장을 전달받고 업무를 시작했다.

이전 금통위의 구성에서는 당연직 금통위원인 이주열 총재, 장병화 부총재와 함께 한은 추천위원인 문우식 위원이 확실한 매파 성향을 보여 기준금리 인하에 반대했었다.

반대로 금융위원회 추천으로 금통위에 합류한 하성근 위원은 금리 인하를 가장 많이 주장해 확실한 비둘기파로 분류됐다.
여기에 정순원 위원과 정해방 위원도 기준금리 인하 의견을 몇차례 낸 적이 있어 비둘기파로 알려졌다.

기존 금통위원은 소수의견 여부를 기준으로 성향을 분류하는 게 통상적이지만 신임 금통위원은 의견을 낸 적이 없으므로 앞으로 어떤 성향을 보일지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경력이나 그동안의 발언 등을 토대로 미뤄 짐작만 해볼 수 있을 뿐이다.

일단 신임 금통위원들은 국책연구소나 정부 공무원 출신 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가담 경력 등이 있어 친 정부 성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원하는 정부 입장에 동조하는 비둘기파가 우세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한국개발연구원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조동철 위원은 그동안 적극적인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해온 만큼 하성근 위원의 뒤를 잇는 확실한 ‘비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승범 위원도 금융위 재직시절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정책 등을 이끌었고 신인석 위원도 부진한 성장을 타개하기 위해 부양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이일형 위원의 경우 한은의 추천을 받은 위원인데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시절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던 적이 있어 매파에 가까운 성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일형 위원이 예전 금통위의 문우식 위원만큼 매파적 성향이 뚜렷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돼 이 위원이 중도파로 분류되는 함준호 위원과 함께 어느 쪽에 서느냐에 따라 향후 금통위의 금리 결정방향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위원이 매파의 입장에 선다면 총재·부총재와 함께 매파가 3명, 조동철·신인석·고승범 위원 등 비둘기파가 3명(함준호 위원 중도)으로 대등해진다. 이전 금통위의 성향 분포와도 같게 된다.

한편 한은은 지난 19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014년 8월과 10월, 지난해 3월과 6월에 각 0.25%포인트씩 내린 이후 10개월째 현 수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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