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롯데다. 호텔롯데 면세점 의혹에 이어 비자금 혐의로 사정당국의 칼날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검찰의 호텔롯데 면세점 로비 의혹 수사의 발단은 제2롯데월드에서 시작된다.  MB정부 시절 제2롯데월드 건축 인허가를 받은 것이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이다. 불씨는 롯데그룹 전체로 번져 오너 일가를 겨냥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0일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혐의와 관련해 수사인력만 200여명을 급파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 7곳은 물론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소 겸 집무실인 롯데호텔 34층도 압수수색했다. 신동빈 회장의 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야말로 전방위 수사다. 검찰은 계열사 간 자산거래 과정을 털다보면 임원진들의 횡령과 배임 혐의도 포착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불씨도 있다.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밀착 관계의혹이다. 신영자 이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다. 신동빈의 누나란 얘기다. 그녀는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과 관련해 거액의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도 한바탕 검찰의 압수수색에 당했다.

롯데의 위기는 어쩌면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 지난해 신동주와 신동빈 회장의 형제의 난으로 한바탕 소란이었다. 집안싸움이 조용히 끝나면 좋았는데, 너무 많은 것이 세상에 까발라졌다. 그룹의 지배구조가 공개되면서 한국은 그저 일본롯데의 수익창구가 아니냐는 비난도 받았다. 국내에선 별다른 연구개발과 같은 투자 없이 소비재 사업만 치중하고 그 이익과 배당금을 일본으로 유출한다는 얘기다.  

올초 신동빈 회장은 형제의 난을 극복하고 한국 롯데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를 천명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투명성이었다. 호텔롯데의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검찰 수사에 따라 불투명해졌다. 

본진만 흔들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롯데 계열사마다 각자 진짜 위기를 겪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방통위로부터 영업정지를 당했다. 롯데마트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당시 대표이사였던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구속위기까지 몰렸다. 제2롯데월드타워를 진두지휘하는 롯데물산의 수장이 공백상태에 놓인 것이다. 이래저래 롯데그룹의 앞날을 잔뜩 흐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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