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서재]물속의 물고기도 목이 마르다

재미있는 카툰 한컷이 하루를 마냥 즐겁게 한다. 소설은 너무 길고, 자기계발서나 성공학 책은 그 소리가 그 소리라 식상하다.

<물속의 물고기도 목이 마르다>(책이 있는 마을, 2016년 5월)는 정신의 아픈 곳 가려운 곳을 콕콕 찔러주는 주사처럼 아프고 새콤달콤하다.

저자 최윤규는 현재 카툰경영연구소 대표로 있다. 그는 젊은 날 벤처기업을 하다 망해서 어느 회사 운전기사로 취직하려고 한 적이 있었다. 이력서를 내고 왔는데 느닷없이 그 회사 CEO에게서 전화가 왔다.

“당신은 운전기사의 정체성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운전을 잘 하는 것이지요.” “기업체 오너의 차를 모는 운전기사의 정체성은 운전이 아닙니다. 진정한 운전기사의 정체성은 눈 감고 입 닫고 귀 막고 오로지 평생 동안 차를 모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당신 이력서를 보니까, 당신은 벤처기업을 했었고 앞으로 기회가 되면 또 사장이 되겠다고 나설테니, 당신의 정체성은 운전기사가 아닙니다.”

그는 망치로 얻어맞은 듯 멍한 기분이 돼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깊은 사색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를 가슴 뛰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나는 무엇에 목말라하고 있는가? 그런 어느 날 그는 스님 한분에게서 ‘물속의 물고기도 목이 마르다’라는 말을 듣고 큰 깨달음을 얻는다.

저자는 카툰경영연구소를 차리고 쉽고 단순하게 지혜로워지는 리더십 카툰의 세계를 만난다.
<물속의 물고기도 목이 마르다>는 평범함 속에서 번뜩이는 비범함과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각자 목말라 하는 것이 있다. 돈에 목말라 하는 사람은 돈으로, 사랑에 목말라 하는 사람은 사랑으로, 권력에 목말라 하는 사람은 권력으로 채워지게 돼 있다. 목말라 하는 만큼 노력할 것이고, 간절히 원하는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긴 이야기가 읽히지 않는 시대에 카툰은 짤막짤막한 기사와 아이디어로 촌철살인의 비수처럼 가슴을 헤집고 들어온다.

어느 화장품 업체 CEO가 직원들에게 물었다. “모르는 사람에게 150만원짜리 화장품 두개를 팔 수 있는 사람?” 아무도 손을 안 든다. 그러자 CEO가 직원들에게 다시 물었다. “그럼, 모르는 사람에게 화장품 두개를 팔면 아파트 한채를 드리겠습니다. 자, 이제 팔 수 있는 사람 손드세요.” 그러자 모든 사람이 손을 들었다. 인천에 있는 어느 중국집이 장사가 안 되자 전화기 5대를 새로 신청했다. 번호마다 각기 다른 스티커를 만들어서 그 지역에 뿌렸다. 그 후 매출이 두 배 넘게 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짜장면을 시켜서 먹는 사람들이 다른 중국집에서 배달해 주고 있는 것처럼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카툰으로 리더십을 연구하면서 이 땅에 숨은 고수들이 정말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바둑을 잘 두는 사람은 이렇게 충고한다. “이기는 사람은 이기는 자리에만 놓고 지는 사람은 지는 자리에만 놓는다.” 열심히 사업하고 노력하고 살았지만 장사기 안 되고 기업이 성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땐 미련을 피울 것이 아니라 소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축구를 하면서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땀 흘린 보람을 느끼는 것처럼 그 일을 통해서 내 삶의 의미를 느끼면 된다. 과정을 통해서 배우다보면 스스로 맥을 찾게 된다. 그게 바로 성공한 인생이다.

- 글 : 이채윤

-삽화 : 이동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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