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서재]느리더라도 멈추지 마라

산업화를 이룩한 아버지의 세대는 학교를 졸업하면 누구나 취직이 되는 시대를 살았다. 민주화는 되지 않았었지만, 먹고 사는 문제는 그야말로 문제가 없었다. 취직하고 일정기간 성실하게 일하면 거의 모두 대리가 되고 과장이 되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릴 수 있었다.

그런데 민주화도 되고 세계 10권의 경제 대국이 되고 소득이 늘었음에도 요즘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이 되지 않고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를 넘어 ‘오포세대’‘칠포세대’라고 불리며 사회의 낙오자가 되고 있다. 무엇이 청년들의 절망감을 드러내는 ‘헬조선’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일까?

우선 대학을 졸업하면 취직은 고사하고 등록금 대출로 채무가가 돼 출발해야 한다. 그래서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답답한 이야기가 불거져 나온다.

<느리더라도 멈추지 마라>(다연/2016년 6월)는 ‘2030 세대’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공정보다 부정과 변칙과 반칙이 승리하는 사회는 분명 실망스러운 사회이지만, 그렇다고 우리 사회가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지 못할 정도로 썩은 사회만은 아니다.

저자 조찬우는 SBS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남자다. 그는 늘 ‘Do you have a dream?’을 입에 달고 다닌다. 그러다 보니 일흔의 할머니께도 묻는다. “당신의 꿈은 뭡니까?”라고 .그래서 가끔 혼날 때도 있단다. 그는 리포터로 대한민국의 수많은 인사와 인터뷰하면서 언어의 마술사 ‘혀준’으로 불리기도 하면서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삶의 가치는 도전에 있음을 깨달았다.

저자 조찬우는 개그맨으로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좌절을 겪으면서 어차피 인생은 누구에게나 마라톤이라는 사실을 터득했다. 저자는 청년사업가·공연기획자·청년멘토·에듀테이너 등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맞부딪친 인생 경험을 이 시대의 수많은 청춘과 공유한다. 더 빨리 더욱 편안히 목표점에 도달하면 좋겠지만, 세상의 귀하고 소중한 것 대부분은 오랜 시간과 열정을 필요로 한다.

저자는 30살이 되던 해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중국유학을 갔으나 중국어 습득에 실패했다. 그는 중국어를 배우는 동안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다는 허탈감에 빠졌다.

그러다가 그는 ‘1만 시간의 법칙’을 접한 후 자신이 너무 조급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뒤늦은 깨달음은 나중에 중국어를 섭렵하게 하는 강한 원동력이 됐다.
그러니 당장 그것이 손에 잡히지 않을지라도 조급해하지 마라. 지루해하지도 마라. 시간과 힘이 더해진 만큼 분명 내공이 쌓이고 있으니까! <느리더라도 멈추지 마라>는 헬조선을 외치는 ‘2030 세대’에게 헤르만 해세의 소설 <데미안>의 한 구절을 비장하게 들려준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그렇다. 나를 가둔 구세계, 알을 깨뜨리지 못하면 자기만의 세계, 만족한 삶, 행복한 삶을 기대하기 어렵다. 매순간 알을 깨뜨리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야 한다. 헬조선을 외치며 골방에서 SNS의 밀실에서 두려워하기보다, 과감하게 자신을 가둔 알을 깨고 나와 새로운 세계에 도전해보라.
오늘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또다시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날갯짓을 준비하면 된다. 어차피 인생은 마라톤이다. 

- 글 : 이채윤·삽화 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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