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셔널 갤러리> <히치콕 트뤼포> <다음 침공은 어디?>

최근 다큐멘터리의 극장 상영이 부쩍 늘고 있다. 사실 그대로를 담아낸다거나 진실 탐구의 최전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다큐멘터리도 소재 선택이나 편집 등으로 극적 장치를 안배할 요소가 많기는 하지만, 다큐멘터리의 기본 정신은 아무리 칭찬해도 과하지 않다.

오랜 시간 대상과 함께 하며 탐구 정신과 객관적 시각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한다는 기본을 잘 지킨  다큐멘터리 3편을 소개한다.

미술에 관심 있는 이들에겐 프레드릭 와이즈먼 감독의 <내셔널 갤러리 National Gallery>(2014)를 추천한다. 1930년생인 와이즈먼 감독은 44편의 다큐멘터리를 발표한 대가다.

<내셔널 갤러리>는 영국 최초이자 최고의 국립 박물관, 영국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내셔널 갤러리를 하루 12시간씩 12주를 기록한 결과물이다.

<내셔널 갤러리>는 그림 해설만 하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그림 설명을 하는 도슨트와 경청하는 관객들, 그림 복원 전문가의 설명, 전시와 파티를 위한 의논과 공사, 심지어 관장과 직원들의 예산 의논까지를 기록한다.  350년 동안 외부 노출을 삼갔다는 세계 최고 미술관을 들여다보는 행복한 시간으로 만들길 권한다.

<히치콕 트뤼포 Hitchcock/Truffaut>(2015)는 영화 팬에겐 이보다 좋을 수 없는 선물이다. 이 다큐멘터리의 탄생 스토리는 전설로부터 출발한다. 

신인 감독으로 각광받던 프랑스 영화감독 프랑수와 트뤼포가 할리우드의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에게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편지를 보낸다. 히치콕은 젊은 감독의 청을 흔쾌히 받아들여, 자신의 생일인 1962년 8월13일부터 1주일 간 통역을 사이에 두고 연출 비화를 털어놓는다. 이 대화는 프랑소와 트뤼포가 <히치콕/트뤼포>로 출간했고, 국내에는 <히치콕과의 대화>로 출판돼 웬만한 영화학도는 다 읽어본 비평서로 자리매김했다.

50년 뒤, 켄트 존스와 세르주 투비아나는 <히치콕/트뤼포>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만든다. 다큐멘터리는 히치콕과 트뤼포의 대화 녹음과 사진, 이들이 언급한 영화 영상, 히치콕을 존경한다고 말해온 마틴 스코시즈, 데이비드 핀처 등 현대 감독들이 히치콕과 히치콕 영화에 바치는 찬사들로 이뤄졌다.

유머와 냉소를 깐 사회 비판 다큐멘터리로 유명한 미국 감독 마이클 무어는 <다음 침공은 어디? Where to Invade Next>(2015)로 찾아온다. 미국의 총기 소지 문제, 부시 일가와 오사마 빈 라덴 일가의 은밀한 관계, 미국 의료 보험 체계를 비판 폭로하는 작품으로 칸과 아카데미 등을 석권한 마이클 무어는 이번에도 ‘무대뽀’ 정신으로 출정한다.

비밀리에 펜타곤 전사로 투입된 마이클 무어는 미국 사회 문제를 해결해줄 다른 나라의 장점을 빼앗아오기 위해 전 세계 침공에 나선다. 1년에 8주 유급 휴가와 13번의 월급이 보장된 이탈리아, 과거사를 반성하도록 가르치는 독일 등 살기 좋은 9개국 사회 제도를 공부하면서 국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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