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프라스틱 금형사출 기업인 (주)세화(대표 이기형)가 부도위기에 몰린 것은 98년 8월. 세화는 IMF 외환위기의 핵 폭풍과 주거래 은행의 퇴출로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하고 98년 연말 법정관리가 시작됐지만 2001년 2월 30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법정관리 졸업 기록을 세우는 등 기업회생의 교과적인 사례로 손색이 없다.
세화는 80년대 후반부터 수직계열화를 목표로 국내 최고의 플라스틱 가공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세화몰드텍, 세화정밀 등 계열사 확장을 계속했다.
93년 코스닥에 상장한 세화는 유동성 위기에 부딪친 97년 12월 증자를 통해 4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하는 등 차입금 상환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그해 12월 주식시장에서의 공모 실패가 기업경영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혔고 회사부채는 보증채무까지 합쳐 1천억원대에 달해 살인적인 고금리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회사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고객, 채권단, 종업원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먼저해야 할 일입니다. 위기극복의 열쇠는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렸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세화의 위기탈출은 공장 생산라인을 풀 가동시켜 유동성확보에 나선 것부터 시작된다. 당시 전무이사였던 이기형 대표는 전임 대표이사와 공동으로 주요 납품업체인 삼성전자와 채권자인 협력업체에 회사의 현재 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여기에 법정관리의 이유와 해결방법을 임직원에게 솔직히 털어놓았고 신뢰회복을 위해 이기형 대표가 먼저 투명해지기로 마음 먹었다. 매출상황, 자금현황은 물론 대표이사의 경비 지출내역도 매월 월례회의를 통해 직원에게 공개했다.
일, 주, 월 단위로 계속되는 회의를 통해 직원들에게 CEO의 생각을 전달했고 공감대 형성을 통해 위기극복 방향으로 설정했다.
임직원들의 단합된 모습과 위기극복의 의지는 주요 납품처인 삼성전자와 채권단의 믿음을 강화시켰다.
“두 번째 목표인 이익 발생을 위해 생산혁신과 인사혁신에 나섰습니다. 성장이 없으면 생존도 없기 때문이죠.”
흑자기반 조성의 해로 삼은 2000년. 세화는 구조조정에 나섰다. 제조, 원가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은 물론 재무 건전화와 인사제도 개선도 동시에 추진했다.
그러나 인위적인 감원은 처음부터 제외됐고 법정관리기간 동안 비자의적인 퇴직자는 한 명도 생기지 않았다.
기존 대주주의 이해를 얻어 3자 배정 유상증자로 재무 건전성을 확보했고 제조·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문 컨설팅기관에 의뢰, 공장혁신 활동을 시작했다.
공장혁신의 주된 방향은 관리감독자의 공정관리 및 개선 실행력 향상에 두고 불량률 저하와 생산성 향상에 초점이 맞춰졌다.
2001년 6시그마를 도입, 의식개혁 운동에 나섰고 임원 11명을 대상으로 주말을 이용해 집중적인 6시그마 교육을 실시했다. 이 결과 관리의식의 향상과 시스템 구축, 부가가치 있는 기업 창출에 나섰고 100% 설비가동, 불량률 감소, 낭비제거, 계량화, 전산화 등을 세부 목표로 1등 기업 만들기에 들어갔다.
“6시그마 운동의 정착과 확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기존 사업의 역량강화와 계열사의 정상화 및 수익확보, 미래 수익원 발굴, 성과문화 정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6시그마 운동 확산의 해로 정한 올 해 세화에는 BB(Black belt) 7명과 GB(Green belt) 18명 그리고 12건의 프로젝트를 해결한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팀장급에게 까지 권한을 대폭 위임해 자율, 책임, 성과의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 이회사는 활성화에 접어든 싱글ppm 품질혁신 과정 덕분에 지난해 기준 M/H 28% 향상, 공정불량률 77.6% 개선, 문제금형 해결률 93%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와 같은 전사적인 혁신을 바탕으로 회사측은 향후 프라스틱, 정보통신, 미디어 등으로 사업군을 나눠 무차입 기반 위에 사업 다각화에 나서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 지속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2002년 신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세화는 올해 4월 싱글ppm 대통령 단체상을 수상했고 화장품 전용 냉장고 ‘뷰티쿨’을 출시, 브랜드 파워 키우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신뢰 회복에 바탕을 두고 성공적인 재무, 인사, 생산성 혁신으로 위기탈출에 성공한 세화는 올해 매출 12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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