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업계의 4분기 기상도는 현재처럼 대체로 좋은 시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석탄화학이 위협요인이었으나 최근 석탄가격 상승으로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철강·섬유 업종은 ‘구름’
최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에 따르면 10개 업종별 협·단체와 공동으로 ‘4분기 산업기상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유·유화 업종은 ‘구름조금’으로 전망됐다.

산업기상도에서 ‘맑음’은 매우 좋음, ‘구름조금’은 좋음, ‘흐림’은 어려움, ‘비’는 매우 어려움을 뜻한다.

정유·유화업체들은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석유화학 기초제품인 나프타를 통해 에틸렌 등의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최근 저유가로 인한 원료 가격의 안정화로 에틸렌계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비용구조를 갖췄다.

또한 국제 석탄가격이 오르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중국이 고유가 시절 원가 경쟁력을 높인다며 석탄화학 건설에 나섰는데, 최근 석탄 가격 상승으로 오히려 석유화학보다 원가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석탄 가격은 연초 톤당 50달러에서 최근 70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감산에 합의하면서 원유 가격이 오르는 추세로 한국 화학의 원가경쟁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대한상의 측은 전망했다.

철강 과잉공급으로 통상분쟁이 진행 중인 철강업종은 ‘구름’으로 예보됐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여파로 한국제품에 대해 50% 내외의 관세가 매겨졌고, 인도, 태국, 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섬유·의류 업종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가가 하락하는 등 ‘구름’으로 예보됐다. 업계는 “10년 전만 해도 5~6달러이던 면 니트 셔츠가 지금은 3달러로 반토막 났다”고 전했다. 과거 내수를 주도했던 아웃도어 시장도 포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동찬 대한상의 연구원은 “중국의 자급률 확보 정책은 전 산업분야에 걸쳐 향후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도 하반기 석유화학도 호황 국면이 당분간 지속되는 등 호조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조선업은 계속 부진하고 자동차·전자는 가시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전경련은 지난 16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2016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 석유화학은 아시아 지역 납사크래커(NCC) 시설 투자 위축과 동시에 저유가의 영향으로 NCC(석유) 대비 원가경쟁력이 약해진 중국 CTO(석탄)·북미 ECC(천연가스) 설비가 신·증설 감소로 이어지는 등 에틸렌 공급 부족으로 내년까지 호황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도 해외 저가수주에 따른 손실 반영이 상반기 중 대부분 마무리됐고 최근 몇년 간 지속된 국내 부동산 경기 호조에 따라 주택 신규 분양이 확대되고 신규주택 분양가가 상승하는 점이 긍정적인 신호로 나타났다.

“조선업·자동차는 부진 이어질 것”
하지만 조선은 하반기 수주회복이 미미하고 캐나다의 원유생산 회복과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제유가 상승도 제한적일 것이기 때문에 불리한 환경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도 신흥시장 부진 지속과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내수 위축 우려가 있는 가운데 환경 및 안전규제 강화, 전장화 가속 등 미래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기회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자는 매출 성장 정체에도 원자재와 원재료 가격 하락, 마케팅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새로운 디바이스 부재, 교체 수요를 자극할 혁신의 둔화 등으로 IT 수요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임상혁 전경련 전무는 “올해 우리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2%대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실정”이라며 “하반기 성장도 녹록치 않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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