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금융에 대한 중소기업의 만족도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특히 최초로 기술평가를 받고서 1년 뒤 재평가 때 또다시 똑같은 서류를 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위원장 임종룡)는 기술금융 정책 시행 3년째를 맞아 중소기업 CEO 400명과 은행지점장 259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5점 만점에 3.9점으로 소폭 하락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기술금융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3.90점(5점 만점)으로 지난해 조사 때보다 0.02점 하락했다. 그러나 일반 중소기업 대출 만족도(3.64점)와 비교해서는 높은 편이다. 올해는 대출 한도(3.88 → 3.95)와 금리(3.72 → 3.78)에 대한 만족도가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기술금융을 재이용하거나 추천하겠다는 의향은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기술금융을 다시 이용하고 싶다는 의향은 96.3%에서 89.3%로, 추천하겠다는 의향은 82.3%에서 70.8%로 떨어졌다.

기업들은 서류제출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의 평가서가 대출 시점에 맞춰 발급되는 것이 중요한데,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많고, 평가 절차가 복잡해 발급이 늦어진다는 것이다.

보완점에 대해서는 ‘절차 간소화’(30.3%)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기술력 반영 비중·전문성 등 평가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30% 나왔다. 기업들은 은행에 제출한 자료를 TCB가 다시 요구해 번거롭고, 기술평가 등급별로 의미 있는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제조업 중심의 평가 모형을 개선해 업종별 특성을 좀 더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은행지점장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기술신용평가는 ‘금리 결정’(43.4%)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승인 여부’(42.1%), ‘한도 결정’(19.7%)과 관련한 영향도 큰 편이었다.

은행들 “기술평가 역량 키워야”
은행들은 ‘기술평가 역량 제고’(40.1%)를 기술금융이 보완해야 할 핵심 과제로 지적했다. 특히 등급 간 차이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기술금융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지난해 17.1%에서 24.0%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기술정보데이터베이스(TDB)가 보유한 기술정보를 최신 상태로 유지하고 정보의 양적·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TDB는 금융기관의 여신심사 및 기술신용평가기관의 기술신용평가 때 필요한 기술동향과 시장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금융위는 설문조사를 통해 제기된 의견을 반영해 기술 평가지표 공정하게 개선하고 TCB 평가 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2014년 7월 이후 신규·증액된 기술금융 대출액은 올해 8월 말 현재 50조2000억원(평가액 기준)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는 규모가 17조6000억원 늘어 연간 공급 목표액인 20조원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9년까지 기술금융 대출액을 100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지난 3월 시작된 은행의 자체 기술신용평가에 기반을 둔 대출액은 올해 연간 1조5000억원으로, 전체 기술금융 대출액의 7.5% 수준일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술금융에 대한 유용성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중소기업 여신 공급 수단으로 기술금융 활용도와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이번에 실시한 실태점검 결과 등을 기반으로 기술금융의 내실있는 성장을 위해 추가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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