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김치의 맛을 잇기 위해 정성, 청결로 무장, 소비자 중심의 제품을 만들고 있는 석우식품(대표 김복남).
분단의 아픔이 서려있는 임진각에서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석우식품에는 베트남 출신 연수생 7명의 코리언 드림이 익어가고 있다.
지난 96년 ‘민속김치’ 브랜드를 내걸고 회사 문을 연 김복남 대표이사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직원들 돌보기에 남다르다.
이국 땅에서 홀로 지내며 고생하는 연수생들에게 관심을 더 갖고 있는 김 대표는 한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석우식품의 전 직원들을 대하고 있다.
석우식품은 설립 첫 해에 군납 안전진단 업체로 등록된 데 이어 98년 의정부 지역 12개 초등학교에 급식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우리홈쇼핑에 한복선 궁중딤채 납품을 시작으로 홈쇼핑 매출을 늘리고 있다.
“주부입장에서 내 식구들이 먹을 김치라고 생각해 청결과 맛에 정성을 쏟았습니다. 그러다보니 IMF 때도 매출이 신장되는 결과를 얻었지요. 현장에서 직접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직원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충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석우식품에는 외국인산업연수생뿐만 아니라 11명의 지체장애인들이 직원으로 고용돼 근로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이에 따라 내국인 직원들은 오히려 외국인연수생이나 장애인들에 비해 자신들이 차별대우 받는 것 아닌가하는 우스갯 소리도 들린다는 귓띔이다.
지난해 10월 한국 땅을 밟은 베트남 출신 연수생 찬틴씨(남, 32).
한국에서의 연수경험을 바탕으로 귀국후 슈퍼마켓을 하고 싶다고 밝히는 찬틴씨는 베트남에서 공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행을 택했다.
한국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어 주저함이 없이 왔다는 찬틴씨는 태어난 아들을 1주일만에 떼어놓고 온 터라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더하다.
“한번 전화기를 잡으면 30분씩은 이야기합니다. 덕분에 전화비만 1만5천원이 나오지만 한달에 3∼4차례 꼭 전화합니다. 편지를 주고 받는 것은 기본이지요”
찬틴씨는 이제 막 돌이 지난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어한다. 자신이 못했던 대학공부를 시키고 싶은 소망도 있다. 그러한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은 한국에서의 생활이 큰 밑거름이 되고 있는 셈이다.
베트남에서 농사를 짓다 지난해 10월 한국에 온 녹하씨(여, 29)는 1살 난 딸아이를 돌봐주는 시부모에게 매달 80만원 의 생활비를 송금한다.
평균 급여가 100만원 정도인 녹하씨는 용돈 일부를 제외하고는 베트남으로 모두 송금하는 셈. 급여의 대부분을 본국으로 송금할 수 있는 것은 회사측이 제공한 기숙사 생활 덕분이다.

■사진설명 : 베트남 출신 산업연수생 녹하(오른쪽에서 첫번째)씨가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한달 생활비가 8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그때와 비교해 보면 10배 정도 많은 생활비를 벌고 있는 셈이죠.”
녹하씨는 자신의 남편도 한국에 있으며 부부가 열심히 돈을 벌어 귀국 후 조그만 장사를 하고 싶다고 밝힌다.
찬틴씨와 녹하씨는 얼마 전 서울 나들이를 잊지 못한다. 회사측의 배려로 외국인 마라톤대회 참가 후 서울 나들이에 나선 연수생들은 올림픽 공원, 63빌딩을 방문하고 유람선에 탑승해 한강의 기적을 몸소 체험하고 온 것이다.
“베트남 연수생들은 성실하고 일도 잘해 회사측으로서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체류기간이 짧아 인력운용에 애로를 겪고 있어 2년 정도 연장해주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연수생들을 책임지고 있는 박현석 상무는 연수제도의 개선을 이렇게 주장하고 기숙사 운영 및 4대 보험료 납부 등 연수생 1인당 소요되는 비용이 월급 외에 40만원 정도 더 들어간다고 밝힌다.
이는 인건비 절약을 위해 연수생을 활용했던 초기에 비해 현재의 제도가 중소기업들의 심각한 인력난을 대체하는데 더 큰 의의가 있는 것으로 인력난 해결을 위한 연수제도의 확대 보완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업계의 목소리와 일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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