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은 재계에서도 유독 오너의 대외 노출을 단속하는 곳 중에 하나입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1972년생으로 2007년 36세의 나이로 현대백화점그룹의 회장이 됐습니다. 너무 일찍 나이에 그룹의 총수가 되어서인지 지난 10년간 경영행보는 우보천리(牛步千里)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직하고 조용하게 그룹을 이끌어왔지요.

그런데 요즘 현대백화점의 경영이 공격적입니다. 최근 새롭게 출점한 판교와 송도점의 실적이 좋고, 2012년에 인수합병(M&A)한 한섬·리바트의 실적도 기대 이상이라고 합니다. 내년 상반기에도 출점 러시는 이어집니다.

서울 송파 가든파이브점, 대전점이 대기 중이죠. 2019년에는 신도시 건설로 뜨거운 남양주와 동탄에도 신규 출점합니다. 또 여의도에도 전국 최대 규모로 들어설 백화점을 준비 중입니다.

인수합병도 가열찹니다. 현재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을 사들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정지선 회장은 그간 동양매직, 위니아만도, 동부익스프레스 등의 인수를 추진한 적이 있죠. 모두 무산됐지만 이러한 확장 전략을 보면, 이전의 경영행보와는 확연하게 다른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에게도 약점은 있습니다. 면세사업 특허권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현대백화점은 삼성동 백화점을 내세워 면세사업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다음달에 발표될 정부의 신규 면세점 특허 결과를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는 와중입니다. 롯데, 신세계와 더불어 ‘유통 빅3’라고 할 수 있는 현대백화점만 면세점이 없다는 건 장기판에서 차(車)나 포(包)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내년이면 정지선 회장이 그룹을 맡은 지 10주년이 되는 시기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1년을, 치열한 전투를 전략적으로 펼쳐나가는 기간으로 삼고 있습니다. 반면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할 때는 기나긴 전쟁을 준비하는 자세로 신중에 신중을 기합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0년 동안 펼쳐진 수많은 전투에서 잘 싸워오면서 전쟁을 승리로 장식했습니다. 이제 다음 10년의 전쟁을 준비할 때입니다. 장기적으로 이번 전쟁에서 이기려면 면세사업이라는 대전차를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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