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바짝 다가온 무인자동차 시대

무인차의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다가오고 있다. 통근 형태와 운수산업, 자동차의 개념이 어떻게 혁신적으로 바뀔까.

구글은 무인차가 사고 없이 30만마일 이상 운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입증했다. 비록 주차시 가벼운 접촉사고를 겪었지만 그건 오히려 사람이 타고 있을 때였다. 맞춤 제작된 도요타의 프리우스는 GPS, 레이더, 그리고 자동차 지붕에 장착된 3D 매핑 카메라의 환상적인 조합을 자랑한다. 이를 통해 신호등과 차선, 보행자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업엔 구글만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 닛산은 지난해 신형 무인차 리프(Leaf)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GM과 포드, 도요타, 그리고 BMW는 비슷한 모델들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무인차의 출시가 자동차 제조업계와 보험사, 대중교통업체, 철강 제조업체의 비즈니스와 사업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또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논의는 거의 없었다. 이 변화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의 길이 극명히 갈릴 것이다. 이 차량들은 또한 연비를 높이는 데도 효과가 있다. 일례로 GPS의 경우 빈 주차공간을 식별할 수 있다. MIT미디어 연구소의 보고서는 ‘인구가 밀집된 도심지역에선 전체 가솔린 소비량의 약 40%가 자동차의 주차공간을 찾는 과정에서 낭비된다’고 기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인차가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믿고 있다. 다국적 컨설팅 기업 KPMG와 자동차연구센터의 무인차에 관한 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통근자들은 자동차에서 연간 250시간을 보낸다. 차가 스스로 주행하는 동안 이 시간을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문자를 보내는데 쓰면 어떨까? 그리고 법적 책임에서도 이점이 있다. 회식을 마친 술 취한 직원들이 자동 주행 차량을 타고 집에 돌아오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이 기술은 트럭 운수업계에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다. 가히 ‘분대’라 표현할 만큼 긴 행렬의 18륜 무인 트럭들이 서로 12인치 간격만으로 유지한 채 100마일의 속도로 주간 고속도로의 특별 차선 위를 달리는 모습을 그려보자. 자동차 연구소의 리처드 월러스는 무인운전 트럭들의 연비 효율이 15~20% 정도 증가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운전자가 없기 때문에 식사나 연료 문제로 멈추는 일도 없고, 밤새 에어컨이 가동되는 차내에서 자는 일 또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력이 부족한 외딴 지역에서도 광산 업체들은 운전자 없이 거대한 트럭만으로 많은 광석을 수송할 수 있다. 실제로 광산 대기업인 리오 틴토는 정확히 이런 종류의 차량을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주에 배치하고 있다. 더 이상 운전기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트럭 한대당 매년 1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차량에는 이미 엔진과 브레이크, 핸들링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약 1억개의 컴퓨터 코드가 내장돼 있다. 아울러 자가 운전 차량의 안내자 역할을 할 기능도 갖추고 있다. ‘차선 경고 시스템’을 작동하고 미끄러짐을 막기 위해 자동으로 브레이크와 핸들링을 제어하는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raction Control System)’이 그 예이다. 자동차가 점점 더 자동화 될수록,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도 증가될 전망이다. 구글과 인텔에는 희소식이다. 인텔은 무인차 전자 기술에 1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무인차가 직면한 가장 큰 장애물이 변호사라는 사실은 아마도 새삼 놀란 만한 일이 아닐 것이다. 좋은 소식이라면 이 기술 덕택에 연간 3만명 이상의 고속도로 사망자가 급속히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다. 미 자동차협회 따르면 미국은 매년 자동차 사고로 2999억달러를 소모한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자금이 풍부한 자동차 회사와 코드 작성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야말로 운전을 하지 않는 차주들보다 변호사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자동차 보험사업 구조를 통째로 바꿔야 함을 의미한다. 사고율이 감소하고 법적 책임을 자동차 업체와 공유할수록, 운전자들이 그만큼 많은 보험에 가입할 필요성은 줄게 된다. 보험회사들이 매출 구조를 유지하려면, 자동차 업체나 소프트웨어 회사들에 보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방향을 바꿔야만 한다. 물론 변호사들이 어떤 전략을 취하느냐에 달려 있다.

무인차 대중화에는 오랜 세월이 걸리겠지만, 이 진화는 실제 진행 중에 있다. 아마도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통근 중에 차 안에서 이런 글을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

- 글 :  하제헌 객원 기자
- 일러스트레이션 심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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