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가까이 국제 유가가 하락 기조에 접어들면서 우리 기업의 매출액은 줄어든 반면에 순이익은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기 불안감 때문에 기업은 미래에 대한 투자 성격이 강한 연구개발(R&D)비를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인력 채용에 있어서도 고용계약을 쉽게 해지할 수 있는 임시·일용직 위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청장 유경준)이 지난 22일 발표한 ‘2015년 기업활동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총매출은 2159조원으로 전년 대비 3.2%(72조원) 감소했다.

이는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1만2181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로, 2014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한 수치다. 앞서 2014년에는 우리나라 기업(금융보험업 제외)의 총 매출이 2231조원으로 전년 대비 1.2% 줄며 2006년 조사 개시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바 있다.

운수·도소매업 등 순이익 증가
업종별로 기타서비스업, 부동산임대업, 출판영상통신업 등에서 늘었으나, 매출액 비중이 높은 제조업에서 74조원 감소하며 전체 매출액이 줄었다.

기업당 평균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65억원) 감소한 1773억원 수준이다. 부동산임대업, 건설업, 기타서비스업, 출판영상통신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줄었다. 금융보험업은 지난해 매출 555조원, 기업당 매출 1조988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9%, 10.6%씩 증가했다.

매출액 감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늘었다. 2015년 국내 기업(금융보험업 제외)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109조원으로 전년 대비 16.0% 증가했다. 2010년 이후 계속 감소하다 2014년 증가 전환한 후 2년째 증가세가 이어졌다.
주요 업종 중 운수업,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전년 대비 순이익이 늘었다.

금융보험업에서는 지난해 28조2000억원의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을 기록, 전년 대비 2조5380억원 늘었다.

매출액 1000원당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50.8원으로 0.9원 줄었다. 연속 기업(2014년과 2015년 연속 조사된 기업) 1만1575개(금융보험업 제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4% 감소했고, 순이익은 12.2% 증가했다.

R&D 투자도 크게 줄어
통계청 관계자는 “유가 하락 영향이 이어지면서 매출이 감소했다”며 “그러나 유가 하락에 원자재 가격 하락이 더해지면서 비용이 감소, 기업의 순이익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조사대상 기업의 종사자 수는 7만9000명(1.8%) 늘어난 43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상용근로자가 384만3000명으로 2만9000명(0.8%) 증가했다. 임시·일용 및 기타 종사자는 그보다 더 큰 폭인 5만1000명 늘어나 53만8000명이었다. 새롭게 늘어난 종사자 3명 중 2명이 임시·일용 및 기타 종사자인 셈이다. 이에 따라 임시·일용 및 기타 종사자의 비중은 11.3%에서 12.3%로 확대됐다.

경기 불황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지출한 연구개발비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기업이 지출한 연구개발비(금융보험업 제외)는 전년(43조6000억원)보다 10.1% 감소한 39조2000억원이었다.

2010년 31조4000억원이었던 연구개발비는 매년 10% 내외로 증가하다 2014년 증가 폭이 2%로 뚝 떨어진데 이어 지난해 결국 마이너스로 전환하고 말았다.

연구개발비를 지출한 기업체 수도 전년(6224개)보다 5.6% 감소한 5874개를 기록했다. 전체적인 감소세는 제조업 분야의 연구개발비가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연구개발비는 34조7000억원으로 전년(37조8000억원)보다 8.3% 감소했으며 기업당 연구개발비도 같은 기간 4.2% 줄었다.

이번 조사는 2015년 기준 ‘상용근로자 50인 이상이면서 자본금 3억원 이상’인 회사법인을 대상으로 지난 6월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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