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익 (주)다인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지금까지 알려진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종은 식물과 동물 약 150만종이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생물종까지 모두 밝혀진다면 아마 2000만종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2000만종의 생명체가 있다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도 2000만가지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모든 생명의 종들은 각각의 강점으로 생존한다. 그 강점은 다른 종들과 다른 강점이다.

지구상의 수많은 생명들이 각자의 특성으로 생존할 수 있는 필수적인 조건은 진화(Evolution)다. 생물이 집단과 환경의 상호 관계에서 환경에 적응하는데 유리한 유전형질이 다음 세대로 전달되고 불리한 형질은 사라지게 되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환경에 적응하는 새로운 종이 탄생한다.

유전자 변화를 일으켜 새로운 종으로 진화하지 못하면 멸종으로 이어진다. 특히 급격한 환경의 변화는 생물의 대량멸종으로 이어진다. 과거 지구상에 존재했던 수많은 종류의 동물과 식물이 멸종했다. 백악기에서는 지구를 지배하던 거대한 공룡이 대부분 멸종했다.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였다.  

기업의 환경도 이와 같다. 변화의 예측이 어려운 위협요인은 더 거세지고 복잡한 형태로 다가온다. 시시각각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사라진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업의 수명은 점차 짧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기업의 생존 현황을 조사한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1930년대 기업의 수명이 90년 정도이던 것이 현재에는 15년 정도 밖에 안 될 것으로 예측했다. 더욱이 우리 앞에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은 변화의 속도뿐만 아니라 엄청난 힘으로 모든 방향에서 밀려온다.

자연환경의 변화처럼 점진적인 것이 아닌 혜성의 충돌처럼 급격한 변화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많은 기업이 근본적이고 혁신적인 변화보다는 현재의 틀 안에서 안이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아주 가까운 미래에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간의 특정한 역할을 대체할 것이고 세상의 모든 정보는 네트워크로 연결될 것이다. 이런 변화의 흐름에서 단지 경쟁자 보다 좀 더 낫다는 것만으로는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 생존은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닌 그 기업이 속한 산업 전체의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경영과 마케팅 전략에서 온라인 오프라인의 구분이 없어졌듯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가 없어질 것이다. 더 나아가서 세상의 모든 기업은 소프트웨어 기반의 기업이 될 것이다. 기계공업의 대표적인 자동차산업이 그렇게 되고 있고, 서비스 업종의 대표적인 금융산업도 그렇게 되고 있다.

이제 살아남기 위해서 경쟁자보다 더 뛰어 나려고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좀 더 나은 작은 변화가 아니라 목숨을 건 새로운 형태의 진화가 필요하다. 놀라울 만큼 새로운 개념이어야 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혁신이어야 한다. 조직의 기능을 바꾸고, 신기술, 신제품에 머무르는 변화가 아닌 뼛속까지 변화해야 한다.

DNA를 바꿔야 한다. 아직도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팔아야 한다는 제조업 마인드나 고객에게 친절한 서비스로 판매를 늘리려는 서비스업 마인드로는 미래의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

많은 기업들이 국내외의 시장변화를 예측할 수 없어 신년 사업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창조할 수는 있다”고 했다. 생과 사의 문제는 새로운 환경에 창조적으로 적응하는가와 적응하지 못하는가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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