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꾸 커피는 왜 1만엔이 넘는가?
같은 커피라도 값이 제각각이다. 아직도 서울 시내 곳곳에 옛날 분위기, 옛날 실내 디자인을 그대로 지닌채 영업을 하고 있는 소위 다방 커피는 2~3천원. 종류도 여러 가지인 전문점 커피는 3~5천원선.
그런가 하면 호텔 커피는 텐텐(서비스 요금과 부가가치세를 각각 10%씩 부과한다는 뜻)포함해 거의 1만원 수준. 도꾜의 신주꾸에는 한 잔에 1만엔(우리나라 돈 10만원 정도)이 넘는 커피도 있다.
같은 커피인데도 왜 이렇게 값이 제각각인가? 커피에다가 서비스를 섞어서 팔면 더욱 비싸진다는 것이 ‘동일 제품의 가격 다양화’라는 이론이다. 커피 한 가지만 가지고도 세계 굴지의 기업이 된 커피전문점도 있다.
소위 ‘스타벅스 마케팅’ 이라는 조어(造語)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성공한 스타벅스. 그 흔해빠진 커피 정글에 뛰어들어 단숨에 세계를 정복한 스타벅스는 “소비자의 요구를 따라가지 말고 선험(先驗)하라”는 대담한 전략을 실천에 옮기기도.
스타벅스는 “커피만 팔지 말고 분위기와 서비스를 팔아라”는 이론을 가지고 전세계 대도시에 커피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바가지 요금은 부도덕 마케팅인가?
우리는 여름철이면 바닷가에서 웃지 못할 사회적 관습과 부딪친다. 소위 바가지 요금이라는 이름을 붙여, 여름상품 좀 비싸게 파는 것을 비도덕적, 반사회적인 것으로 매도하는 매스컴의 무식은 우리를 미소짓게 한다.
바닷가의 음료는 도심지의 음료보다 10배는 시원하고 갈증 해소에도 10배 정도는 효과가 있다. 소매 상인이 도매상에서 바닷가에까지 그 음료수를 옮겨오는데 드는 노고는 도심지 소매상보다 최소한도 몇 배는 더 하다.
그렇다면 바닷가의 여름철 바가지는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다. 즉 일정한 상품에는 일정한 가격밖에 없다는 이론만을 고집한다면 발전적인 마케팅 근처에는 가지 말아야 한다.
여름철 바다나 산에서 파는 음료에 서비스요금이 추가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을 이해해야 돈도 벌고 자본주의도 제대로 알게 된다.

값이 싼 것은 다 정직한가?
상품을 만들어서 정가를 붙여 파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정당한 서비스 요금을 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 똑같은 커피에 서비스 몇가지를 얹어서 1만엔을 받는 상술을 ‘도둑놈’이라고 욕만 하다가는 돈 벌 기회 다 놓친다.
같은 상품이라도 모델이나 포장의 디자인을 바꿈으로써 차별화할 수 있다면, 거기엔 당연히 차등 가격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은 그나마 요리조리 모델을 바꿀 적마다 가격을 올린다. 마케팅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은 정직하고 싼 것만 기업이념인 줄 알고 ‘양심적인 가격’을 열심히 주장하는 CEO도 있다. 국민 1인당 소득이 1만불을 넘어서면 ‘가격보다는 만족을 사겠다’는 소비심리가 생기게 돼 있다.
그렇게 되면 같은 물건이라도 ‘만족’을 부록으로 얹어주는 상품이 판매에서 앞서는 것은 당연한 일. 아줌마들이 수다 떠는 공간이나, 아줌마가 데리고 온 어린이들에게 놀이터까지 제공하면서, 커피를 안 마시고 나가도 친절히 배웅하는 스타벅스의 마케팅을 남의 일이라고 모른 척 해서는 안된다.
서비스, 또는 고객만족은 직원들의 미소와 친절이 전부인 줄 아는 CEO라면 코흘리개다. 판매에서만이 아니라 이미 생산, 아니 그 이전의 기획 단계에서 소비자 만족이라는 명제가 해결돼야 하는 것이다.
고객의 지갑을 열려고 애쓰지 말라. 고객의 마음을 열기만 한다면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 고객의 마음에 접근해서 스스로 지갑을 열게 하는 것. 그것이 중소기업이 알아야 할 21세기 마케팅이다.
한국네트워크마케팅협회 회장
smileok@kn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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