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면 민족 대명절 설날이다. 설날을 기준으로 진짜 정유년(丁酉年)이 시작되고, 누구나 나이 한살을 더 보탠다. 집집마다 정성껏 음식을 마련해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며 한해의 안녕을 기원한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우리의 설날 문화다.

어린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받는 세뱃돈에 설렌다. 또 일가친척들과 오랜만에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기쁨도 크다.

설날 또 하나의 즐거움은 바로 가족과 함께 영화 보기다.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골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 세대가 편안하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코믹물이냐, 묵직한 한방의 강렬한 드라마냐, 즐거운 선택만 하면 된다.
특별한 브로맨스로 정면 대결을 펼칠 ‘공조’와 ‘더 킹’을 미리 살짝 살펴본다.    

‘공조’…액션·웃음·감동·사랑에 한꺼번에 빠지다
현빈, 유해진 주연의 ‘공조’는 역대급 ‘남남 케미’를 선보인다.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한 남북 최초의 공조 수사가 펼쳐진다.

비밀리에 제작된 위조 지폐 동판을 탈취하려는 내부 조직에 의해 작전 중 아내와 동료를 잃은 특수 정예부대 출신의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정직 처분 중인 생계형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강렬한 액션남 현빈과 어떤 상황이든 유들유들 유머로 승화하는 유해진, 두 남자의 색다른 브로맨스를 기대해도 좋다.

이동휘, 장영남, 윤아, 박민하 등 ‘신스틸러’들이 펼치는 유쾌한 장면은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극악의 캐릭터로 등장하는 김주혁의 변신도 재미를 더한다. 어디 이뿐인가. 카체이싱, 총격, 격투, 와이어 등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짜릿한 액션도 오감을 자극한다.

물론 코믹액션의 문제점도 보인다. 뻔한 스토리와 남북한 군인에 대한 단선적이고 눈에 보이는 묘사가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에 훌훌 털어버릴 만하다.

영화 제작진은 이태원 해밀턴호텔 사거리, 세계음식 특화거리 등 골목 구석구석에서 찍은 현빈의 날렵한 움직임은 영화의 최고 명장면이라고 자랑했다.

‘더 킹’…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더 킹’은 정우성과 조인성이라는 ‘조각 오빠들’의 차진 연기 호흡으로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공부 잘하는 모범생 연기로 스타덤에 오른 류준열의 조폭 변신도 큰 재미를 선사한다. 배성우 역시 맛깔난 연기를 바탕으로 검사 양동철로 분해 매력을 발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더 킹’은 양아치 출신 박태수(조인성)가 검사가 된 뒤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고 싶어 비선 설계자이자 선배 검사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다. 오직 자신의 출세와 안위만을 위해 나라도 팔아먹을 만큼 온갖 악행을 자행하는 박태수, 한강식, 양동철의 공통점은 대한민국 검사.

5공시절부터 현대까지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영화는 검찰-조직폭력배의 유착, 정치권과의 연계 등 현 대한민국의 국정농단 사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 주인공 태수의 심리 변화가 큰 재미를 안긴다.

‘더 킹’은 시대를 관통한다는 면에서 어쩌면 요즘 같은 시국에 필요한 영화일지 모른다. 사회 변화가 시급한 지금, 영화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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