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미래를 설계하라 ②

흙먼지가 자욱한 농장에서 트랙터에 앉아 밭을 갈고, 씨앗을 심고, 곡식을 수확하는 농부의 모습은 미국 농촌의 전형적인 이미지다. 그러나 곧 이런 이미지도 바뀔 듯하다.

아이오와 주에 있는 농기계 대기업 킨즈 매뉴팩처링(Kinze Manufacturing)을 비롯해 여러 회사가 다양한 무인 트랙터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세기 동안 인간이 해왔던 힘든 노동을 로봇에 넘김으로써 농부들은 인력 고용 없이도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무인 농기계는 구글, 벤츠, 닛산이 개발 중인 무인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미래의 기계는 단순히 길과 고속도로를 검색하는 대신 스스로 옥수수·밀·콩 밭을 오가며 움직이게 된다.

기계의 정밀함과 정확성은 매우 중요하다. 농부들이 씨앗을 심을 고랑은 오차가 몇인치를 넘지 않도록 매우 정확하게 일렬로 파야하기 때문이다.

또 무인트랙터는 경작지 곳곳마다 빠짐없이 작업할 수 있도록 유턴이나 정렬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안전성도 중요하다. 트랙터는 종종 한 경작지에서 다른 경작지로 이동하기 위해 도로 위를 짧게 주행하게 된다. 이 상황에선 아주 작은 문제라도 심각하게 커질 수 있다.

또한 킨즈 매뉴팩처링은 제이브릿지 로보틱스(Jaybridge Robotics)와 파트너십을 맺고 농부가 운전하는 트랙터를 따라다니며 수확물을 담는 무인 카트 시스템을 먼저 개발할 계획이다.

고층 건물들을 밝히는 작은 기술
스마트폰 화면을 더 밝게 만드는 기술 덕분에 앞으로 5년 안에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무실 건물에 쓰이는 조명은 더 값싸지고 더 실용적이 될 것이다.

한가지 문제점이 있긴 하다. 바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이 하나에 수천달러씩이나 한다는 것이다. 또 OLED 조명은 밀리미터 두께의 여러 층을 통해 전기를 내보내기 때문에 빛이 상층에 갇히지 않는다면 아래층에서 발산되는 빛의 발광효율이 25%까지 낮아질 수 있다.

볼티모어에 소재한 픽셀리전트 테크놀로지스(Pixelligent Technologies)는 윤활 코팅 처리된 나노크리스털을 개발하고 있다. 이 나노크리스털은 촉수 형태여서 잘 응집되지 않기 때문에 빛의 투과율이 높다. OLED패널에 설치된 나노크리스털은 빛을 두배나 더 많이 방출한다.

CEO 크레이그 반데스(Craig Bandes)는 “적은 비용으로 빛을 두배나 더 많이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픽셀리전트의 목표는 사무실의 오래된 조명들을 OLED조명으로 교체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나노마켓(NanoMarkets)은 2019년까지 OLED조명의 매출 규모가 14억달러에 이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픽셀리전트는 여전히 나노크리스털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벌써 생산량을 늘리는 계약에 성공했다. 일단 전망은 밝아 보인다.

인간 수명 연장을 위한 레이스
크레이그 벤터(Craig Venter)는 2001년 인간 게놈의 배열 순서를 처음으로 밝혀 뉴스메이커가 된 과학자 중 한명이다. 그러고나서 9년 후, 그는 첫 인공 유기체를 개발하는 것으로 다시 한번 유명세를 탄 바 있다.

올해 70세인 이 유전학자는 현재 새로운 과제에 도전하고 있다. 바로 수명 연장이다. 그의 벤처기업 휴먼 롱지비티(Human Longevity)는 드레이퍼 피셔 저벳슨 앤드 브레인트리(Draper Fisher Jurvetson and Braintree)의 창립자 브라이언 존슨(Bryan Johnson)을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7000만 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그는 이 자금을 기반으로 비만, 암 등의 질병 치료를 위한 세계 최대의 유전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생각이다. 크레이그 벤터는 의료진이 저장된 데이터를 활용해 치료방법을 개발해 인간이 더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라고 있다. 그는 샌디에이고에 있는 연구팀과 함께 2020년까지 100만개의 게놈 지도를 완성할 계획이다.

이번 목표에는 좀 더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그는 “어머니가 지난 여름 93세가 됐다”고 말했다.

- 글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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