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포커스] 연임 성공한 KT 황창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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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포커스] 연임 성공한 KT 황창규 회장
  • 중소기업뉴스팀
  • 호수 2106
  • 승인 2017.02.0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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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DNA 이식 ‘1조 클럽’경영 마법…2기 과녁은 ‘기가토피아’

KT는 지난 2002년 민영화된 기업이지만, 그간 완전히 일반 민간기업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국영기업이라고 하기엔 맞지 않는 알쏭달쏭한 경영 상황을 연출해 왔다. KT의 최대 주주는 지분 10%가 약간 넘는 국민연금이다. 반면 소액주주의 비율은 65%에 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연금, 즉 정부의 입김이 매 정권 교체 때마다 강력하게 발휘되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는 것이다.

민영화 이후 역대 회장들을 돌이켜보자. 이용경(1대), 남중수(2대), 이석채(3대)가 KT의 최고수장직을 거쳤던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연임이나, 임기 종료 상황에서 여러 역풍을 맞는 등 평탄치가 않았다. 이렇듯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흔들거리는 KT의 지배구조 상황에서 회장직 연임을 한다는 건 상당히 큰 이슈라고 할 수 있다. 최근 3년 더 KT를 이끌게 된 황창규 회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황의 ‘경영 마법’
지난달 26일 KT CEO추천위원회가 황창규 회장을 차기 CEO 후보로 추천했고, 31일 이사회에서 연임 안건을 의결하면서 황 회장의 연임은 사실상 확정됐다. 이로써 2020년까지 ‘황창규 2기 체제’가 운영되게 됐다. CEO추천위원회와 겉으론 보이지 않는 정부의 입김을 통과한 황 회장이 인정 받은 건 다름이 아닌 그의 놀라운 경영 성과로 풀이된다.

일단 황창규 회장은 매서운 경영을 펼쳐 KT를 바꿨다. 그는 2014년 취임하자마자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작했으며, 주력사업인 유·무선 사업경쟁력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도 8000명이 넘는 직원을 명예퇴직시켰으며, 통신과 관련 없는 KT렌탈 등 17개사를 팔면서 2012년부터 3년간 적자를 면하지 못했던 KT를 연간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시키는 경영 마법을 보여줬다.

황 회장은 숫자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면서 3년간의 경영권을 다시 획득한 것인데, 여전히 이러한 경영 마법은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1일 KT는 연결기준 2016년 영업이익이 1조44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11.4% 증가한 놀라운 수치다. 또한 매출 면에서도 22조7437억원을 달성해 같은 기간 2.1%가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7978억원을 돌파해 무려 26.4%나 증가했다.

그럼, 황 회장이 취임한 2014년은 어떠했을까? 2014년 KT의 영업 손실은 4066억원에 달했었는데, 여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8000명이 훌쩍 넘는 인원을 한번에 구조조정하면서 무려 1조원에 육박하는 명예퇴직금이 발생했던 것이다.
하지만 인건비를 대폭 줄이면서 2015년 KT의 영업이익은 1조2929억원으로 올라서게 됐으며 이러한 기조는 지난해까지 계속되면서 영업이익이 1조4400억원까지 올라섰다. 이는 2011년 이후 KT가 기록한 최대치의 영업이익이다.

이와 함께 비통신 계열사를 구조조정하면서 체질개선을 달성한 것도 중요한 결정이었다. 대표적인 매각 계열사가 KT렌탈, KT캐피탈 등이었다. 그래서 2013년 22조원에 근접하던 KT의 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조원대로 떨어졌으며, 부채비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139%까지 감소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계열사 정리를 통해 KT의 미래 성장동력을 황창규 회장이 이룩한 것이다.

삼성 DNA를 이식한 황창규
우리에게 황창규 회장은 ‘삼성맨’으로 잘 알려져 있을 것이다. 그는 미국의 스탠퍼드대학교 전기공학과 책임연구원을 거쳐서 지난 1989년 삼성반도체에 입성하게 된다. 그 뒤로 2009년까지 20년 넘게 삼성에서 일하면서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 맹활약을 했다.

이제 너무 유명한 이야기지만, 황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일하면서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에서 이른 바 ‘황의 법칙’을 제시했었다. 메모리 반도체의 집적도가 1년에 두배씩 늘어난다는 내용이고, 이 법칙에 입각한 제품을 개발해 자신의 이론을 입증하기까지 했다. 이미 1994년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메모리 반도체 256메가 D램을 개발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전문가란 칭송을 받았던 그다.

그래서인지 황 회장이 2014년 KT회장에 올랐을 때, 여론은 그가 공기업 마인드가 강한 KT를 완전히 바꿀 수 있을 거란 큰 기대를 했었던 것이다. 특히 황 회장이 삼성에서 쌓아올린 글로벌 사업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KT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 비즈니스를 창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황 회장의 지난 3년은 KT에 삼성 DNA를 이식하는 데에 성공했다고 자평할 수 있을 만큼 성과를 올렸다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관리의 삼성’의 DNA를 바탕으로 KT에 냉혹한 구조조정의 칼을 댔다는 비판도 있다. 황 회장의 좌우명이 ‘필사즉생 필생즉사’라고 한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고 살길을 찾는다면 죽을 것이란 뜻인데, 2014년 이후 KT에서 황 회장의 행보가 딱 그러했다.

일단 KT에 황 회장이 입성했을 때 상황이 참 안 좋았는데, 당시 KT는 1200만명에 달하는 홈페이지 가입자의 고객정보를 유출 당하는 참사를 겪고 있었다. 이로 인해 정부로부터 무려 45일간이나 신규 가입자 모집 금지라는 철퇴를 두들겨 맞았고 그해 사상 첫 적자라는 불명예스러운 성적표를 받게 됐다.

한편으로 보면 2014년은 황 회장이 KT의 비상경영을 선포할 명분을 획득했던 절호의 기회였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아이러니하지만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계열사 정리라는 혹독한 경영 목표를 임직원들에게 설득하기에 이보다 좋은 상황도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황창규 회장이 2014년에 매서운 칼만 들이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는 취임 초기부터 KT의 중장기 미래비전을 제시했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바로 ‘기가토피아’(GiGAtopia)를 주창한 것 말이다. 황 회장은 기가토피아 실현을 위해 향후 3년간 4조5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기가토피아는 통신네트워크의 차세대 버전을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지금이 4G라면 기가토피아는 5G를 일컫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걸맞은 다양한 융합 사업을 펼치겠다는 것으로 글로벌 ICT 비즈니스의 선포와 같았다. 황 회장이 삼성에서 황의 법칙을 제시했다면, KT에서 그는 바로 기가토피아로 자신의 기술혁신과 미래 비즈니스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황의 법칙을 증명했듯이 황창규 회장은 기가토피아의 전략을 차근히 성공시키는 중이다. 지난 2014년 10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유선 인터넷의 속도를 1Gbps까지 구현했으며, 2015년 1월에는 세계 최초로 LTA-A망에서 300Mbps 속도를 달성했다고 한다. 황의 법칙이 용량의 증가를 말한다면, 기가토피아는 속도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것이다. 기가토피아를 기반으로 KT는 기가인터넷, 기가와이파이, 기가LTE-A를 상용화해 나가게 되는데, 지금도 기가토피아의 다양한 융합 사업은 펼쳐지고 있는 중이다.

내수시장을 넘어 세계시장으로
KT에게는 분명 황창규 회장은 강력한 리더십의 CEO이며, 앞으로 2기 체제에서도 보다 많은 변화와 혁신 그리고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황창규의 앞으로 3년에서 KT는 글로벌 시장 진출과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통신 비즈니스라는 게 사실은 내수시장에 의존하는 치킨게임 형태의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러다가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통신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자사의 인프라 경쟁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맞게 된다. 그러니까, 전 세계가 하나의 연결망으로 소통하고 비즈니스할 수 있게 되면서 차세대 통신에 대한 속도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것이다.

황 회장 취임 이후 우즈베키스탄, 이란 등의 시장에 KT가 진출을 하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사물인터넷, 스마트그리드 등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연계사업이 무궁무진하다. 이 모든 것이 다 KT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혁신 기술 1등을 하겠다며 2기 체제의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구체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인공지능 전담 조직인 ‘AI테크센터’와 해외사업 강화 조직인 ‘글로벌 사업개발단’을 신설했다. 그리고 40대 중심의 신규 임원진을 대거 발탁하면서 연공서열 중심에서 전문성과 능력 중심으로 회사를 뒤바꾸고 있다. 분명하게 예상되는 건 그의 경영 마법쇼가 지난 3년 보다 앞으로의 3년이 더 흥미진진할 거란 이야기다. 쇼가 또 시작됐다.

- 글 : 김규민기업전문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심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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