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 성과를 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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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 성과를 내려면?
  • 중소기업뉴스팀
  • 호수 2110
  • 승인 2017.03.0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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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필규(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80조원을 쏟아부은 저출산대책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출산율은 세계 최저수준이다. 16조원에 가까운 일자리 예산을 쏟아 붓고 있는 데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넘친다. 15조원이 넘는 중소기업지원정책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취약하고 대·중소기업간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가계부채와 불안한 미래로 쓸 돈이 거의 없는데도 내수활성화 대책에서는 많이 놀고 많이 소비하라고 말한다. 수많은 정책이 설계되고 실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라경제와 민생은 별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공무원들이 만들고 예산도 물 쓰듯이 쓰는 정책들인데 왜 그렇게 성과가 없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한데 있다. 자기 돈으로 자기 책임으로 하는 사업이라면 1년 365일 고민을 하고 불철주야 노력할 텐데 정책담당자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책이라고 발표된 내용은 현란하고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전문가가 보면 문제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상당 부분은 이전에 발표된 것을 포장만 바꿔 내놓은 것이고 새로운 정책도 자신이 스스로 실행하리라 생각하고 내놓는 정책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정책의 설계와 집행에 있어 영혼이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이다.

왜 그렇게 됐을까? 국정 농단 세력들이 정책의 설계와 실행에 개입해서일까? 그런 이유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도 현재의 정책설계와 실행시스템에 근본적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정책설계와 실행은 해당정책을 담당했던 기간에만 신경을 쓸 뿐 담당을 떠나면 더 이상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순환보직제로 근무하는 1~2년 동안만 담당정책이 없어지는 불상사만 없다면 정책의 성과는 아무래도 좋다는 것이다.

또 한번 만들어진 정책은 정책의 필요성이 없어진 후에도 예산과 정책담당자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그대로 존속되는 경우가 많다. 환경변화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면 기존 정책은 그대로 놔두고 새로운 예산이 딸린 새로운 정책이 추가된다. 그래서 관료조직은 계속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파킨슨법칙이 작동한다.
이렇게 확대된 정책과 관료조직은 영혼은 없고 몸집만 크기 때문에 국민경제의 발전엔진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가지를 제안해본다. 첫째는 정책실명제다. 내 이름을 걸고 설계하고 실행하는 정책이라면 설계와 실행에 밤낮없이 고민하지 않겠는가? 또 정책과 관련된 도덕적 해이도 최소화하려는 유인이 작동하고 나중에 문제가 있을 때도 책임추궁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정책설계와 연동해 순환보직 대신 정책수립부터 일몰까지를 책임지는 정책성과책임제까지 실행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둘째는 정책총량제다. 지금의 정책은 어떤 정책이 도대체 몇개가 있는지 정책담당자도 잘 모를 정도로 너무 많고 복잡하다. 또 부처별로 유사한 정책이 분산돼 있고 지원대상에 관한 정보도 충분하지 않아 소액살포식의 ‘묻지마 지원’이 되는 경우도 많다. 이들 수많은 정책을 모두 등록하게 하고 부처별로 100개 정도로 대폭 간소화한 정책총량을 결정한다. 이 총량범위 내에서 새로운 정책을 하나 만들려면 기존의 정책을 하나 없애야 하는 식으로 운용해 정책간, 정책담당자간 경쟁을 유도한다. 이렇게 하면 담당사업의 성과를 내기 위해 전력투구하지 않겠는가?

기존의 관행이 모두 도전받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정책의 설계와 집행에도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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