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전자·전기산업의 메카였던 서울 세운상가가 올해 제조업과 신기술이 결합한 첨단 산업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김영종 종로구청장, 세운상가 소유자·임차인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다시·세운 프로젝트 창의제조산업 활성화 계획’을 지난 2일 발표했다.

창업공간 29곳 조성…이달 모집
세운상가 일대를 재생하는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전략기관 입주 공간, 청년 스타트업·메이커 입주 공간, 시민문화공간 등 3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청년 스타트업의 창업 기반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립대,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씨즈, 팹랩서울 등 4대 전략기관의 입주 공간이 오픈한다.

씨즈는 지난 5년간 300여개의 청년 스타트업을 키워낸 전문 기관이다. 아세아상가 3층에 입주해 장비 교육, 시제품 제작, 기술력 향상, 혁신모델 발굴 등을 맡는다.

서울시립대 시티캠퍼스는 도시공학과·건축학부 등 현장 중심형 학과의 현장 교육과 실습을 담당한다. 기술·창업, 도시재생, 인문교양 교육도 한다.

팹랩서울은 세운상가 지하실 공간을 활용해 디지털 제조 교육과 제작공방 운영을 한다. 5월에는 세운∼대림상가 구간 보행데크 옆 난간 인근에 ‘세운 메이커스 큐브’라는 이름으로 창업 공간 29곳이 조성된다. 이곳에는 드론 개발실, 스마트의료기개발실 등이 꾸며져 스타트업이 창작·개발 활동을 할 수 있게끔 한다. 입주 기업은 이달 중 모집한다.

8월에는 이 같은 공간을 외부와 연결하는 문화시설이 베일을 벗는다. 남산과 종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세운상가 옥상에는 전망대 쉼터가 들어선다. 청계천 복원 당시 철거됐던 공중보행교도 2019년 다시 선보인다.

지하에는 공사 중 발견된 조선 시대 중부관아터 유적을 현지보존방식으로 전시하는 전시관이 들어선다. 지상 옛 초록띠공원 자리에는 세운광장을 만든다.

인근 광장·호텔 개발에도 ‘물꼬’
세운상가·종로4가·청계4가를 각각 축으로 하는 세운4구역 3만2000여㎡는 2023년 복합단지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이 지역은 2004년 세운 건축계획안에서 최고 높이 122.3m로 정해 세계문화유산 종묘의 역사경관 훼손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문화재위원회 심의와 주민 면담 등을 거쳐 종로변은 55m 이하, 청계천변은 71.9m 이하로 하는 계획이 지난해 7월 확정됐다.

세운4구역 중앙에는 대형 광장이 들어서고, 그 주변으로 호텔·사무실·오피스텔 등 상업시설이 연면적 28만㎡ 규모로 조성된다.

특히 보존 가치가 있는 역사건물 8채와 옛 골목길 등은 보존해 장소의 역사성과 경관은 유지한다.

시는 이날 ‘세운4구역 국제지명현상설계공모’의 최종 당선작 ‘서울세운그라운즈’(Seoul Sewoon Grounds)도 발표했다.
시는 연내 각종 심의와 인허가를 마치고 2021년 첫 삽을 떠 2023년 준공할 방침이다.

박원순 시장은 “1980년대부터 빠르고 유연한 생산 방식으로 도심제조산업의 성공 신화를 이끈 세운상가가 청년의 혁신성, 기술 장인의 노하우, 미래 기술이 결합해 서울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