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 삼성, 그룹차원 공채 끝?

대기업들의 공채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새해가 밝은 지 벌써 석달이 다 됐지만, 경기 둔화를 비롯해 재계 전반에 걸쳐 드리워진 정치적인 리스트 때문에 대기업 채용 시장이 아직 본격적인 문을 열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최근 삼성그룹이 채용 계획의 포문을 열어주면서 전반적인 채용 시장이 활성화될 조짐입니다. 삼성의 채용 일정 발표와 방식은 언제나 주목을 받았습니다. 선발 규모가 많아서도 그렇지만, 삼성의 채용 방식 때문이지요.

삼성은 매번 국내 대기업의 채용 방식에 큰 트렌드를 제시한 선두 기업입니다. 대기업의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탄생시킨 곳도 삼성입니다. 1957년에 삼성물산이 처음 시작했던 것이 지금의 공채시험의 시초입니다. 그룹 차원에서 모집, 필기, 실기, 면접 등등의 체계를 만든 본류가 삼성입니다.

하지만 삼성의 신입공채도 내년부터 대대적으로 바뀔 듯합니다. 최근 삼성그룹이 계열사 전체를 장악하던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게 되면서 채용 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거란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룹 공채를 총 지휘한 곳이 미래전략실의 인사팀이었기 때문이죠. 계열사가 자신들에게 적합한 인재상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리란 이야기입니다.

지금 삼성은 오너의 리더십 부재로 경영전반을 개혁하고 있는데요. 결국 인재 선발에도 개혁적인 면모가 있어야 장기적인 경영혁신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그간 그룹에서 대규모 인재를 확보하고 이들을 다시 계열사별로 배치하던 시스템도 차근히 바뀌지 않을까요. 삼성의 인재 선발 시스템은 다른 대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었죠.

계열사별 인재채용이 이뤄지면, 가장 큰 변화는 아마도 채용 규모일 겁니다. 그룹 차원 선발보다 훨씬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계열사별로 맞춤형 인재를 뽑다보니까, 일단 능력과 가능성이 출중한 인재를 대거 뽑아두는 그룹 채용과는 다르겠죠.

일부 전문가들은 대기업들이 그룹 공채를 하면서 필요한 인력보다 1.5배는 더 뽑는다는 설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채용시장에서 탑을 달리는 인재들을 우선 모셔오고, 그 가운데 더 월등한 인재를 선별하겠다는 건데요. 다른 경쟁기업들이 채용시장에 나온 S급 인재를 선점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도 있는 거죠. 이러한 경쟁도 대기업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채용 비즈니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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