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OECD 중 미세먼지 2위·오존 농도 4위에 사망자도 선두권…2060년 20조 피해 예상

▲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나타낸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미세먼지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대기오염에 따른 우리나라의 피해 규모가 연간 10조원이 넘는것으로 추정된다. 2060년에는 피해액이 2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경제 피해는 물론 삶의 질에 영향
지난 23일 환경 당국과 학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대기오염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연간 1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정환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 비용을 11조8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미세먼지, 휘발성유기화합물(VOC),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등 대기오염 물질 감소에 따른 사회적 편익을 보수적으로 책정해 산출된 금액이다.

1톤당 피해 비용은 미세먼지가 약 196만원, VOC는 175만원, SOx가 80만원이다.
배정환 교수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현재 보수적으로 따져도 10조원대지만 소비와 산업활동에 미치는 파급 효과까지 더하면 훨씬 커진다”며 “경제적 피해는 물론이고 삶의 질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측면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기오염은 OECD 회원국 중에서도 가장 나쁜 수준이다. OECD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40여년 뒤인 2060년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이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이 가장 높고 경제 피해도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2060년 대기오염의 사회적 비용은 한국이 1인당 연간 500달러로, 사회 전체로는 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OECD는 관측했다. 현재 환율 기준으로 약 22조45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금액이다.

OECD는 대기오염으로 2060년 한국의 연간 GDP 손실 비율이 0.63%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
미세먼지 농도와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OECD 회원국 가운데 선두권이다.

최근 미국 민간 환경보건단체 ‘보건영향연구소(HEI)’가 발표한 ‘제1차 세계 대기 연간 보고서’를 보면 인구가중치를 반영한 한국의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1990년 26㎍/㎥(공기 1㎥ 당 마이크로그램)에서 2015년 29㎍/㎥으로 증가했다.

1990년 폴란드, 헝가리,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에 이어 7번째로 나쁜 수준이었던 한국은 25년 뒤 터키(36 ㎍/㎥)를 제외하고 OECD 회원국 중 두번째로 미세먼지 농도가 최악인 국가로 나타났다. 인근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도 중국(58㎍/㎥) 북한(34㎍/㎥) 라오스(33㎍/㎥)보다는 낮지만 일본(13㎍/㎥)이나 싱가포르(19㎍/㎥)보다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대기오염 인한 사망자수도 선두권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대기오염 물질 중 하나인 오존 농도도 OECD 회원국 중 네번째로 높았다. 오존은 자동차·공장 등에서 발생한다. 전체 회원국 오존 농도 평균치가 1999년 61㎍/㎥에서 2015년 60㎍/㎥으로 소폭 낮아진 반면 한국은 66㎍/㎥에서 69㎍/㎥로 증가했다. 2015년 중국(65㎍/㎥)과 일본(61㎍/㎥)보다 못한 수준이다.

미세먼지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는 1990년 연 1만5100명에서 2015년 1만8200명으로 늘었다. 오존으로 인한 사망자 역시 1990년 350명에서 2015년 810명으로 증가했다. HEI는 이들 사망자 추정 근거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홈페이지(www.stateofglobalair.org)를 통해 세계 각국의 미세먼지와 오존 등 대기오염 실태와 사망자 추이를 공개하고 있다.

한편, 미세먼지는 지난 20여년간 건강 유해성에 대한 경고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1990년대 초반 하버드대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6대 도시와 사망률에 대해 연관성을 밝힌 것을 시작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이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것은 물론, 조기 사망률이 높다는 것이 수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2013년 10월에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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