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과 돼지고기, 오징어 등 소비자들이 즐겨찾는 품목들의 물가가 치솟으면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만에 2%대로 올라섰다.

그간 물가 상승을 견인해왔던 유가 상승폭은 완화되고, 채소류 가격도 하락세로 접어들었지만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물가 상승세를 이끈 모양새다.

달걀 67.9%, 닭고기 19.1% 올라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식탁물가 상승의 주범은 채소류였다. 채소류 가격은 지난해 9월 전년 동월 대비 43.0% 오른 뒤 △10월 36.3% △11월 32.9% △12월 20.8% △1월 17.5% 등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지속했다.

하지만 정부의 수급 안정책과 봄철 출하량 증가에 따라 2월(0.7%)과 3월(1.6%) 상승폭이 크게 줄었고, 4월(-6,0%)과 5월(-8.4%)에는 연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문제는 여전히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는 점이다.

특히 축산물 물가는 11.6% 올라 2014년 6월(12.6%)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달걀은 67.9%, 닭고기는 19.1%, 돼지고기는 12.2% 올랐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여파가 남아있는 가운데 봄철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14년 6월(12.6%) 이후 처음이다.

대표적인 품목이 달걀이다. AI 직격탄을 맞은 달걀 가격 상승률은 △1월 61.9% △2월 50.6% △3월 43.1% 등으로 점차 안정되는 듯 했으나 4월 52.3%를 기록한 뒤 5월에는 67.9%까지 상승했다. 수산물도 상승 대열에 합류한 모양새다. 수온 증가와 중국 어선과의 경쟁 등으로 인해 어획량이 줄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5월 상승률은 7.9%로 2011년 10월(8.5%) 이후 가장 높았다.

수산물도 7.9%↑ 신선과실은 19.7%↑
오징어 가격이 59.0% 오른 가운데 명태(7.0%)와 갈치(6.1%) 등도 상승세다. 6개월 연속 가격이 하락했던 고등어도 5월에는 0.2% 가격이 올랐다.
과일 가격 오름세도 식탁물가 상승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했는데 이 가운데 신선과실이 무려 19.7%나 올랐다.

수박이 17.1%, 포도가 10.9% 올랐고 참외(10.5%), 사과(7.8%), 복숭아(4.3%) 등도 가격 상승폭이 작지 않았다.
석유 가격 상승세가 반영되면서 도시가스도 10.1% 올랐다.

외식 메뉴 중에선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BBQ의 가격 인상으로 치킨값이 전년 동월 대비 1.6% 올랐다.

치킨 업계 1위인 교촌치킨도 가격 인상을 예고한데 대해서는 “상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연쇄적으로 올릴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워낙 치킨 업체가 다양해 반영 폭이 그리 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향후에도 식탁물가 안정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연일 이어지는 가뭄으로 안정을 찾았던 채소류 가격이 다시 뛰어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향후 소비자물가는 최근 유가 조정 움직임과 AI 진정 등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면서도 “가뭄과 고온 등 봄철 기상재해, AI 이후 국내생산기반 복구 속도 등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물가 변동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품목별 수급·가격안정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사재기·편승인상·담합 등 시장교란행위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대응책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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