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 한화 제주면세점 사업 접나

한화갤러리아는 제주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공항 면세사업권을 반납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유는 뻔하지만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임대료 부담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라는데요. 당초 한화갤러리아는 2019년 4월까지 면세사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허 반납 의사를 스스로 전달한 만큼 올해 안에 조기폐점이 점쳐집니다.
사드가 얼마나 무서웠길래 조기폐점이라는 탈출구를 택한 걸까요.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의 이름은 ‘갤러리아 듀티프리’입니다. 지난 2014년 제주공항 3층 국제선 출국장에 문을 열었죠. 그 출발은 상당히 순조로웠습니다. 개점 1년 만에 매출액 500억원을 기록했고, 순수익 1억3000만원을 달성했죠. 이러한 기록은 국내 면세사업 가운데 최단기간 흑자경영 달성입니다.
면세사업의 성공사례였던 갤러리아 듀티프리는 지난 3월부터 적자폭이 확대됐습니다. 중국 당국이 ‘방한 금지령’을 발동하면서 제주와 중국을 오가는 운항노선이 한때 올 스톱되기도 했습니다. 제주공항의 면세점 업계는 중국 관광객이 대략 50% 줄었다고 분석합니다. 위기에 처한 공항 면세사업자들은 돌파구 마련을 위해 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합니다. 한 마디로 건물주에게 ‘불가피하게 손님이 줄었으니, 임대료를 깎아달라’고 하소연 한 거죠.
한국의 공항 면세점에게 인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등 양대 공항공사가 건물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건물주(?)는 면세업계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았죠. 유독 제주공항은 중국인 관광객의 숫자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면세점 손님의 90%가 요우커들이죠. 한화갤러리아는 ‘한시적 임대료 인하’도 요청했습니다. 사드 보복이 잠잠해질 때까지만이라도 임대료를 매출에 비례해 납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공항공사 측은 이 역시 거절을 했죠.
결국 한화갤러리아가 장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라고 판단하고 면세사업권을 내던진 겁니다. 대신 한화갤러리아는 서울 시내면세점인 ‘갤러리아 면세점63’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조기폐점까지는 아니지만 사업축소의 위기감은 번질대로 번졌습니다.
인천공항도 예외는 아닙니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메이저급 면세사업자들도 적자 경영이 우려스럽습니다. 인천공항이 벌어들이는 연간 임대료만 9000억원이 넘습니다. 면세사업이 아무나 할 수 없는 정부의 특허 사업권이지만, 요즘에는 부담스러운 사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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