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 이수만 SM엔터 회장

아시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회사로 군림 중인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올해 연초 전망은 낙관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와 SM엔터의 소속 아티스트들이 속속 군대에 입대하는 등의 리스크가 혼재해 있기 때문이었죠.
특히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의 사업 차질은 현실적으로 드러났었습니다. SM엔터의 해외 자회사인 드림메이커가 한때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기도 했었죠. 드림메이커는 주로 공연기획을 총괄하는 곳인데, 최대 공연시장이었던 중국이 부침을 겪으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받은 겁니다.
중국의 알리바바를 통한 음원 공급을 제외하면 SM엔터는 지난 상반기 중국에서 콘서트나 방송출연, 광고촬영 등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었죠.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습니다. 그 원동력의 핵심은 주요 아티스트들의 컴백이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SM엔터 소속의 엑소, 샤이니, NCT, 레드벨벳에 이어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가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합니다.
SM엔터의 든든한 기둥인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의 구성원 상당수가 전역을 하는 것도 호재입니다.
특히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는 탈 중국을 위한 SM엔터의 가장 강력한 콘텐츠입니다. 일본 팬덤을 거느린 두팀이 일본 순회 콘서트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샤이니, 슈퍼주니어의 규현 등이 하반기에만 90만명의 관객동원이 예상되는 중입니다. 지금 SM엔터는 중국 보다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더 공략하고 있습니다.
SM엔터의 실적개선의 또 다른 핵심 축은 자회사 SM C&C가 SK플래닛 광고대행사업부를 인수한 효과입니다. SM C&C는 최근에 약 660억원을 투자해 인수했습니다. 오는 10월이면 사업부 이관이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SK플래닛의 광고대행사업부는 지난해 총 취급액만 455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한국방송광고공사 기준 국내 광고대행사 가운데 5위 규모죠.
특히 SM C&C는 SM엔터가 중국 리스크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당시만 해도 호조세를 보이며 수익을 내고 있었습니다.
이 회사에는 강호동을 비롯해 신동엽, 전현무, 김병만, 이수근 등의 예능MC가 소속돼 있고, 장동건, 김하늘, 강예원 등 배우도 포진해 있지요.
여기에 광고대행사업까지 더해진다면, 튼튼한 내실 있는 경영이 예상됩니다.
이러한 SM엔터의 일련의 행보를 보면,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이수만 회장(대표 프로듀서)의 뛰어난 경영능력이라고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이수만 회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의 엔터테인먼트를 글로벌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 시킨 인물입니다. 지난 4월 실시된 SM엔터의 임원급 인사를 보면 이수만 회장의 향후 경영방침도 엿보입니다.
김영민 대표가 총괄사장으로 올랐었는데요, 그는 SM 안에서 해외시장을 주로 담당했던 전문가였습니다. 주력 시장은 일본입니다. 김 총괄사장은 1999년 SM엔터에 입사한 뒤 가수 ‘보아’의 일본시장 성공에 기여한 일본통이었습니다.
김영민 총괄사장은 글로벌 부문에서 ‘뉴 아시아’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일본 뿐만 아니라 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 인도네시아 현지회사와 합작벤처기업 설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태국에서 현지 미디어회사 트루컴퍼니와 합작벤처를 운영하고 있는 경험을 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SM엔터는 중국을 넘어 진정한 아시아 시장의 용으로 승천하려고 야심찬 준비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이수만 회장 앞에 드래곤볼이 하나둘 모이고 있습니다.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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