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장님 많이 달라지셨네요!
K사장의 지난 연말 종무식 스피치는 참으로 멋 있었다. 평소의 그답지 않게 파격적인 소리를 했다고 한다.
“총각들은 2004년 신년지계에 ‘이쁜걸 10명 이상’을 꼭 집어넣으라. 적어도 10명 이상의 멋진 여자와 데이트를 하란 얘기다.”
총각사원들쪽에서 박수와 환성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결혼한 사원이 ‘이쁜걸’을 계획하면 안된다. 결혼한 사원은 ‘매주 1회 이상 아내와의 의무방어전’이라는 계획을 세우라.”
이번엔 기혼사원들 쪽에서, 박수와 환성이 아니라, “에에에에...”하는 실망과 야유조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종무식이 시작되면서 사원들이 권하는 술에 기분이 좋아서 그랬는지 K사장의 스피치는 예외라 할만큼 길었다.
“회사의 업무만을 위한 신년지계를 세우지 말라. 회사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나는 여러분들이 회사에서의 성공, 즉 사회적인 성공을 추구하듯 가정적인 성공도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사원들은 우리 사장이 많이 달라졌다고 수군거렸다.

우리 사장님 이혼당하시겠네요!
K사장은 진짜 많이 달라졌다. 2003년에 그가 얻은 것이 있다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일, 일, 일 하며 일중독자처럼 일 위주의 인생을 부르짖었고 스스로 일 위주로만 살아왔다.
그러던 그가 달라진 이유는 두 가지. 부인과 이혼위기를 겪은 것이 첫째요, 건강을 잃은 것이 둘째 이유였다.
K사장 부인의 히스테리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었다. 10여년 전부터 남편이 자기를 소홀히 한다고 불평이더니, 작년부터는 한 발 자국 더 내딛었다.
“다른 데 여자를 감춰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나를 이렇게 소홀히 대할리 만무하다. 남편의 나이 이제 겨우 50인데 다른 데 여자가 있으니까 나를 돌보지 않는 것이다.”
K사장은 사흘이 멀다하고 부부싸움을 했다. 부인은 공공연히 이혼을 요구했다. 그러는데 갑자기 K사장이 쓰러졌다. 정밀건강검진 결과 여러 가지가 나빴다. 간경화증에 전립선 비대증이 심하다는 것이었다.

우리 사장님 이제 철이 나셨어요!
K사장의 변화는 신년지계에서도 발견된다. 과거 같았으면 오직 회사의 발전만을 위한 신년지계였다. 금년에는 크게 달라졌다.
사회적인 측면(회사 경영을 위한)이 신년지계의 맨 앞에 와있는 것은 예년과 변함이 없다. 그 다음에 건강을 위한 계획(주 3회 헬스클럽, 월2회 이상 아내와 등산 등)이 들어 있다.
세번째가 가정을 위한 계획(아내와 가까이 지낸다, 아이들과 대화의 날 등)이었고 경제적인 부분이 네 번째. 다섯 번째가 문화교육적인 면(주기적인 여행과 부부 동반 모임 등), 그동안 소흘히 했던 종교생활(그는 불교신자다)이 여섯 번째로 신년지계에 등장했다.
K사장의 신년계획을 참고하라. CEO라 해서 절대로 사업 위주의 신년지계를 세우지 말라. 사업이 인생에 가장 중요한 부분일지는 몰라도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할 일도 중요하다.
그가 여섯가지 분야의 중점적인 계획을 세운 것은 바로 그 여섯가지가 우리들 인생의 축을 이루는 중요사항이기 때문이다. 어느 한 가지에 편향되지 말고 이 여섯가지를 골고루 배려하라. 일 위주의 CEO보다 여섯가지를 골고루 배려하는 CEO가 오히려 사업을 더 잘한다는 사실은 이미 경영의 선진국에서 검증된 사실이기도 하다.
한국네트워크마케팅협회 회장
smileok@kn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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