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3개 기관은 지난달 14일부터 20일까지 7명의 ‘산업공동화 민관 합동조사팀’을 구성해 중국 청도, 상하이, 천진 등 3곳을 방문했다. 이들 조사팀은 현지에 진출한 7개 중소기업과 유관기관, 중국 경제특구사무소 등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했다.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소기업 중국진출 성공전략’을 정리했다. <편집자주>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가장 크게 착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중국 13억 인구가 모두 나의 시장이 될 것”이라는 일종의 환상이다.
‘중국’은 대단히 넓다. 막상 물건을 만들어도 내다 팔려면 기차로 며칠씩 걸리는 곳이 허다하다.
특히, 중국 소비자들은 한국 사람과는 달리 직접 눈으로 봐야 물건을 구입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각 지역마다 상품을 진열해 놓을 공간, 즉 대리점이나 AS센터 등을 설치해야 하지만 자금·정보·인력 등이 부족한 중소기업으로선 아무래도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들은 특정지역, 특정 소비자 계층을 우선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을 차츰 넓혀나가는 것이다.

지자체별 관행을 파악하라
중국은 지방분권이 비교적 잘 시행되고 있어 지역마다 제도와 관행이 다르다. 단지 경제와 관련된 기본적인 사항들만 법률로 정해져 있을 뿐 세부사항은 지방자치단체별로 상이하게 규정돼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인들이 반드시 각 지자체별 규정을 꼼꼼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특히, 공무원들이 각자 재량에 따라 벌금을 부과한다든지 각종 행사경비의 지원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 이들과의 ‘관시’(關係: 친분관계)가 경영의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중국은 기술력이 낮다?
국내기업인들이 오해하는 또 하나는 ‘중국기업들의 기술력 수준’이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기도 하면서 세계의 시장이다. 중국에는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들어와 있다. 국내기업들이 중국에서 경쟁해야 할 업체는 중국 본토기업인이 아닌 바로 일본, 독일, 대만기업들이다.
따라서 싼 공장부지, 인건비만 믿고 무작정 덤벼드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최근 각종 사회보장비용이 증가하고 직원 교육과 금융이용 등에 애로사항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자만하지 않고 오직 시장과 경쟁업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분석만이 살길이다.

수익률을 조정하라
중국은 인건비와 임대료, 즉 제조원가가 낮은 반면, 판매되는 제품가격도 싸다. ‘메이디 인 차이나(Made in China)라는 라벨이 찍히는 순간부터 똑같은 제품이라도 한국산보다 가격이 30% 떨어진다.
게다가 복제품과 유사품이 길거리에 범람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이를 알면서도 구매한다. 따라서 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高價든 低價든 하나만 선택
중국시장에 진출한 중소기업인들은 “중국엔 고가(高價)시장과 저가(低價)시장만 있지 중가격대 시장이 없다”라고 입을 모은다. 한마디로 빈부격차가 너무 커 중산층이 존재하지 않다는 얘기다.
따라서 예비 중국진출 기업인은 고가, 저가중 하나의 전략만 세워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최근 고가상품 판매전략을 펼치고 있는 중국 절강성의 한 전자부품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두드러진 수익은 없지만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면서 미래를 낙관했다.

‘관시’에만 의존하지 마라
중국에서 정상적인 기업운영 외에 공무원과의 ‘관시’(關係)가 중요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명심해야 될 것은 관시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란 점이다. 최근 들어 중국도 많이 달라졌다. 시장경제 질서, 법체계가 제대로 갖춰졌기 때문이다.
KOTRA 상해무역관 김성부 부본부장은 “기업들이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정상적인 기업운영을 해야지 관시에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며 “특히 초기투자시엔 서류상에 각종 조건 및 계약내용을 정확히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 산업공동화 민관합동 조사팀 관계자들이 중국 청도에 진출한 국내 지퍼 제조업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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