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더하기 자영업 열전]‘꾸까’(Kukka) 박춘화 대표

▲ 박춘화 대표

꾸까(Kukka)의 본사는 경복궁과 높은 고층 빌딩이 마주한 한 건물에 있다. 그 곳에는 꽃집과 카페의 장르를 넘나드는 꾸까만의 공간이 있다. 핀란드어로 꾸까는 ‘꽃’을 뜻하는 말이다. 꾸까의 박춘화 대표는 왜 꽃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을까?

찾아가는 꽃 배달 서비스
“예를 들어 와인은 몇년 전만 해도 생일때나 기념일에 먹었지만 언젠부터인가 ‘내가 먹고 싶을 때 먹는 것’이 됐듯이, 꽃도 ‘원할 때 언제든 쉽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꽃이 사람들에게 기념일이 아닌 일상 속으로 스며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박 대표는 아주 특별한 사업을 시작했다. 매달 다양한 종류의 꽃다발을 집으로 배송해주는 ‘꽃 정기구독’이었다.
“정기적으로 꽃을 받는 고객이 늘어나면 꽃 가격이 내려가는 구조로 돼있어요. 그리고 저희는 꽃을 편안하게 받을 수 있는 택배 시스템을 도입을 했죠. 꽃은 전문 플로리스트가 제철의 꽃을 가지고 디자인을 해요. 고객의 일상 속에서 ‘꽃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죠.”
박 대표가 국내에 처음 도입한 시스템은 바로 ‘서브스크립션’ 서비스였다. 잡지를 정기구독하면 매달 잡지가 집으로 도착하는 것과 같은 서비스다. 본래 다양한 화장품을 시기에 맞게 큐레이션(curation)해 고객에게 보내주는 ‘글로시박스’의 공동창업자였던 박 대표. 그는 화장품이 된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환하게 만들어주는 ‘꽃’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꽃을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로 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다. 꾸까의 행보는 화훼 업계에서도 파격적인 시도였다. 그런데 화훼업계는 더 이상 ‘한철 장사’만을 바라보고 있을 순 없었다.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식품접객업과 유통업, 농수축산화훼업 등 3개 업종의 사업체 40.5%의 매출이 감소했다. 난과 화분은 지난해 동월대비 판매량의 50%에 그쳤다. 그렇지만 이런 시기일수록 꾸까의 철학은 더욱 빛이 났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기념일에 집중되는 수요가 뚝 떨어진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저희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어요. 꾸까의 목적은 정기적으로 계속 일상에서 꽃을 구매하는 사람들을 늘려나가는 것이지, 기념일에 꽃을 많이 파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저희는 앞으로도 새로운 시장을 계속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플로리스트의 꽃이 한다발
꾸까의 매장 한켠에는 주인을 기다리는 꽃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플로리스트의 손을 거쳐 예쁜 다발로 만들어진 꽃. 그런데 이름도 생소하고 신기한 꽃들이 많았다.
“저희는 저렴한 꽃을 소개시켜드리는 것보다 플로리스트가 아닌 일반인 분들이 다양한 꽃을 한번씩이라도 경험시켜 드리는 것이 저희한테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한번도 못 보셨던 꽃을 많이 쓰려고 해요.”
현재 꾸까의 꽃은 플로리스트가 직접 선별하고 만든 꽃이다. 전문 플로리스트 중에서는 꾸까의 정직원이 된 이들도 많다. 매달 새롭게, 그리고 감각적인 꽃다발을 고안해내야 하는 ‘창작의 고통’이 있지만, 이들의 목표는 고객에게 기분 좋은 하루를 선물해주는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에도 꽃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꾸까는 이태원과 광화문에 있는 쇼룸에서 플라워 클래스도 진행하고 있다.
꾸까는 사람들에게 꽃에 대한 경험을 선사해왔다. 이로써 꽃으로 일상을 신선하게 만드는 문화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문화를 더 많이 만드는 곳으로 발전하고자 한다. 꽃으로 시작했던 기업은, 이제 그 꽃의 향기를 나누는 곳으로 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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