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이슈] 하이트진로의 몸살

최근 하이트진로가 생산하는 ‘참이슬’이 16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전 세계 누적판매 272억병을 팔아치웠다는 소식이 이슈가 된 적이 있지요. 전 세계의 술꾼들을 취하게 만들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퍼포먼스가 대단한데요. 그러나 내부 사정은 속이 쓰릴 정도로 아프다고 합니다. 
요즘 하이트진로가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노사 간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생산차질이 빚어지면서 시중에 참이슬 품귀 현상도 일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는(증류주 기준) 소주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하이트진로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참이슬이 판매되고 있다고 하지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2015년부터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2015년 영업이익으로 1339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상반기에 350억원에 그쳤기 때문에 아무래도 올해는 800억원도 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이 자꾸만 뒷걸음을 치고 있는 배경은 하이트진로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맥주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이슬은 독보적인 소주시장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하이트진로의 맥주 브랜드인 하이트와 맥스는 지난 2011년 OB맥주에게 1위 자리를 빼앗긴 이후 지금은 시장 점유율 격차가 2배까지 나고 있습니다.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2014년 이후로 하이트진로의 맥주 사업은 4년 연속 적자행진입니다. 쌓이고 있는 적자규모만 해도 1000억원이 넘습니다.
그래서 하이트진로는 그동안 소주보다 맥주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제품 리뉴얼, 알콜 도수 조정 등을 추진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OB맥주를 따라 잡기는 요원해 보입니다. 게다가 맥주 사업의 판매부진이 이어지면서 맥주 생산공장의 가동률이 하락을 하면서 결국 공장 3곳 중 1곳을 내년에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참이슬밖에 믿을 게 없습니다. 소주시장에서 참이슬은 5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2위 업체인 롯데주류와도 30% 넘게 점유율 면에서 앞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참이슬이 독주를 한다고 해도 내부적으로는 또 다른 문제를 잉태하게 됩니다. 바로 노조와의 갈등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와 맥주 사업이 조화롭게 달려야 합니다. 맥주 부분의 손실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전체 임직원의 임금 협상에서도 의견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3일부터 맥주공장 3곳과 소주공장 3곳 가운데 4곳이 파업에 뛰어 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잘 나가는 소주생산에도 출고 차질을 빚었습니다.
현재 하이트진로의 생산공장 중에 가동 중인 곳은 강원도 홍천의 맥주 공장과 경기도 이천의 소주 공장 2개 뿐입니다. 문제는 공장이 돌아간다고 해도 생산인력이 부족해서 비노조원들이 투입돼 겨우 가동률 50%를 맞추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최근 들어 시중 슈퍼마켓과 편의점, 대형마트 등을 가보면 참이슬 소주가 현격하게 부족한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이트진로가 파업에 들어가기 전에 생산했던 재고물량도 곧 바닥을 드러낼 전망입니다.
특히 이천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은 업소용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구매할 수 있는 참이슬은 곧 자취를 감출 수도 있습니다.
지난 20일 노사는 임금협상과 단체협약에 극적으로 합의하며 노조가 21일부터 현장에 복귀했지만 파업의 여파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습니다.
하이트진로의 버팀목은 소주입니다. 맥주의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그에 따른 임금인상의 저조가 다시 노조의 파업으로 번졌습니다. 그리고 그 노조의 파업 영향으로 소주의 생산마저 급감했습니다. 하이트진로의 악순환입니다. 
지금 하이트진로는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 글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