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라운지] 구글의 복지는 식당에서부터

어떻게 구글은 세계 최고 인재를 계속 영입하고 보유할 수 있을까? 해답은 간단하다. 그들은 매우 강력하고 만족스러운 직원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모든 사람이 구글이라는 직장에 대해 확실하게 알고 있는 한가지 사실이 있다. 바로 하루 종일 고급 음식을 무료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선 속을 채운 메추라기 고기, 라벤더 호두 옥수수빵, 감자 커리, 신선한 과일과 채소, 치즈 햄버거 등 원하는 모든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구글에선 운동과 마사지가 무료이고, 신생아가 태어나면 현금 보너스와 함께 충분한 육아휴가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특전과 복지혜택 때문에 구글이 세계 최고의 일하기 좋은 기업, 위대한 기업 설문조사에 항상 1등으로 뽑힌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일 수 있다. 위대한 기업의 본질은 기업의 특징을 결정짓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기업이 찾는 인재들은 일반적으로 아무리 좋은 복리후생을 제공하더라도 그 이유 하나만으로 회사에 모여들지 않는다.
구글의 복지혜택 중에 무료 뷔페를 사례로 들어보자. 무료 뷔페가 동료들과 관계를 쌓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음식 때문만은 아니다. 데이터에 집착하는 구글은 식당 대기줄 길이를 계산해 사람들이 어느 정도(최적 시간은 3~4분) 기다리면서 이야기할 시간을 갖도록 하고 있다.
특히 직원들이 긴 테이블에 앉아 옆자리나 맞은편의 잘 모르는 동료와 접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테이블을 다소 촘촘하게 붙여놓아 의자를 뒤로 뺄 때 서로 부딪히게 만들었다. 이렇게 하면 새로운 동료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직원들은 이를 ‘구글 접촉’(Goolge Bump)이라고 부른다. 바로 이것이 구글이 멋진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진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직원들끼리 식당에서 친밀한 개인 관계를 맺고 강화하라는 의미가 이 특전에 담겨 있다.
다시 말해 음식은 목표를 달성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그 목표는 강력하고, 다양하고, 만족스러운 ‘친밀 관계 구축’이다. 이처럼 무료 음식을 통해서도 위대한 기업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일하기 가장 좋은 기업들의 단순한 비밀이 숨어 있다. 그것은 특전이 아니라 친밀감이다. 관계 중심이지 계약 중심이 아니다. 기업의 복리후생과 멋진 사무실보다는 직원들끼리 더욱 깊은 관계를 맺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돈독한 관계 덕분에 직원들은 회사를 사랑하고 떠나기 싫어하게 된다.
또 다른 사례로 거대 소프트웨어 업체 SAS를 들어보자. 이 회사는 미국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을 선정할 때 매년 선정되는 몇 안 되는 기업 중에 하나다. SAS는 매년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인관계 상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당신은 동료 직원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며 존중을 받고 있는가? 인간으로서 대접은 받고 있는가?
또 다른 예를 살펴보자. 일하기 좋은 기업의 단골 손님인 웨그먼스(Wegmans) 슈퍼마켓 체인점이다. 이곳의 직원들은 흔히들 이렇게 말한다. “동료들이 공적인 일뿐만 아니라 사적으로도 서로 배려한다.” 이 기업들의 복지는 상당히 우수하다. 하지만 기업을 가장 일하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주인공은 직원들 자신이다.
일하기 좋은 기업 대부분은 직원들이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들은 업무 시간을 정해 놓았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이 일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개발사인 라이엇 게임즈는 심지어 무제한으로 유급 휴가를 제공한다. 강력한 신뢰 덕분에 직원들이 이런 휴가 제도를 남용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직원만을 위한 기업이라면 수익률은 어떨까? 일하기 좋은 기업이 다른 기업들에 비해 투자 수익률이 더 좋다. 와튼 스쿨의 알렉스 에드먼즈 교수가 1984년부터 2009년까지 일하기 좋은 전 세계 기업에 속한 상장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리스크 반영 기대 수익률’(expected risk-adjusted return)은 여느 기업에 비해 연간 3.5% 정도 더 높았다.
월가에선 이를 추가 수익을 의미하는 ‘알파’라고 부른다. 25년 동안 매년 3.5% 초과 수익을 기록했다는 건 엄청난 성과다. “일하기 좋은 기업이 더 좋은 실적을 낸다”는 점을 대부분의 기업은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왜 일하기 좋은 기업이 매년 승승장구하도록 그대로 방치해 두는가? 이들 기업의 성장 비밀이 모두 공개되고 있는 데도 말이다. 정말 미지수다. 

- 글 :  하제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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