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며 크는 기업]서울에프엔비 오덕근 대표

  오덕근 대표는 회사 경영에서 직원복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중소기업뉴스= 이권진 기자] 강원도 횡성 IT밸리길에 위치한 서울에프엔비(F&B)의 사무실 임직원들은 흰색에 가까운 아이보리 색상의 밝은 유니폼을 입고 있다. 주로 사무실에서 활동한다고 하지만 흰색 유니폼을 입고 업무에 전념한다는 건 때론 곤혹스러울 수도 있다. 청결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한눈에 전달할 수 있지만, 반대로 쉽게 유니폼이 더러워지고 관리하기가 번거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F&B의 유니폼은 단순히 색다른 유니폼을 넘어서 이 회사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지난 8일 서울F&B 본사에서 직접 만난 오덕근 대표(사진)는 말했다.
“저희 회사는 유가공 전문업체입니다. 주요 생산품은 우유, 발효유, 주스, 커피 등이죠. 식음료 회사이다 보니까 유니폼이 깔끔하게 디자인된 이유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유니폼을 조심스럽게 입고 일할 필요가 없어요. 유니폼이 더러워지면, 1층에 있는 세탁소에 그냥 맡기면 됩니다. 다음날 아침에 출근하면 자리에 말끔하게 세탁된 유니폼이 놓여 있어요.”

직영 세탁소·어린이집 운영
서울F&B의 세탁소는 회사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덕근 대표는 “회사에서 정년퇴직한 분들이 직영 세탁소에서 65세까지 일을 할 수 있다”며 “정규직이고 급여도 동일한 수준으로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제조시설에서 세탁소를 직영으로 운영하는 곳은 더러 있다. 세탁물이 많이 나오는 일터라면 그러한 방식이 외주를 주는 것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F&B의 직영 세탁소는 이런 차원에서 접근하지 않았다. 퇴사 이후 직원들의 일터를 새롭게 마련해 줬다. 즐겁게 일하는 세탁소 직원들 덕분에 일반 사무 직원들은 매일 깨끗한 유니폼을 입고 일할 수 있다.
서울F&B의 복지정책은 중소기업 중에서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유명하다. 회사 바로 옆에는 0~7세까지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이안애’가 있다.
아침마다 젊은 직원들이 아이들과 손을 잡고 함께 출근을 한다. 어린이집의 교직원들도 서울F&B의 정직원이다. 사설 어린이집에 운영권을 넘길 수도 있지만 직영으로 운영을 해야 우리 직원들의 아이들을 책임 있게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덕근 대표의 경영철학 때문이다.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직원들입니다. 직원이 행복하고 마음 편하게 업무할 수 있는 환경을 고민했습니다. 일과 가정 양립이 중요시 되는 요즘에 젊은 직원들이 출산 및 육아를 이유로 회사를 떠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죠.”
서울F&B 직원들은 사내 출산장려금도 받는다. 첫째를 낳으면 80만원, 둘째 530만원, 셋째 153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오 대표는 “젊은 직원들, 퇴직자들을 위한 복지제도 이외에도 전 연령대가 각기 자기 상황에 맞는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회사 경영에 있어 직원 복지는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F&B는 매년 복지와 성과공유에 15억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매년 25% 성장세 지속
서울F&B가 과감한 복지정책을 쓸 수 있는 배경에는 매년 25%씩 성장하는 탄탄한 경영성과 덕분이다. 지난 2005년 설립 된 이 회사는 우유, 발효유, 주스, 커피 등 4가지 카테고리에서 230여종의 OEM, ODM 제품을 만든다. 서울우유, 빙그레, 롯데칠성음료, 남양유업, 코카콜라, 롯데푸드, 매일유업 등의 식음료 대기업에 납품을 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만나는 식음료 브랜드의 50%를 서울F&B가 제조·생산한다고 보면 된다.
“자사 브랜드가 매출에 35%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제품은 대기업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서울F&B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자사 브랜드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현재 이 회사가 선보이고 있는 자사 브랜드에는 친환경 유제품 ‘이안애’ 요구르트와 유럽 정통 리얼 드립커피 ‘카페레몬트리’, 웰빙주스인 ‘100% 스트레이트주스’ 등이다. 국내 대형 할인마트와 편의점을 물론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도 수출하고 있다.
오덕근 대표는 “태국에는 국내 최초로 컵 커피를 수출했다”며 “브랜드는 ‘아라버스’인데 지난해 수출규모는 300만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F&B는 500만달러 규모의 수출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오 대표가 주목하는 트렌드 시장이 있다. 실버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기능성 건강음료와 메디컬 푸드다. 현재 서울F&B가 보유한 공장은 총 5개 동에 달하며 식음료 제조시설 면에서 국내 어느 대기업에도 밀리지 않는 규모를 자랑한다. 오 대표는 “내년 1월에 준공하는 제조시설에서 건강기능식품 등의 신사업을 고려한 제품들이 나올 것”이라며 “결국 식음료 분야는 소비 트렌드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분석하고 이를 제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수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연구개발과 품질관리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는 서울F&B는 올해 매출 800억원 돌파하고 내년에는 매출 11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회사가 매년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단 한가지입니다. 330여명의 임직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착실히 수행하기 때문이죠. 결국 모든 성장의 과실은 우리 임직원들과 나눠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사진=이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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