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인물] 한화 김동선 스캔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은 올해 28살입니다. 그는 수재들만 간다는 미국 아이비리그 출신(다트머스대학 정치학과)이자, 우리나라 국가대표 승마선수입니다. 그리고 국내 대기업 한화그룹 총수의 막내아들입니다.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재벌 3세죠. 남부러울 거 하나 없어 보이는 김동선 전 차장이 지난 주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김동선 전 차장은 지난 9월말 서울에 있는 한 술집에서 열린 대형로펌 소속 신임변호사 친목모임에서 변호사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김 전 차장은 올해 1월 한 술집에서 종업원들을 폭행해 출동한 경찰들이 순찰차에 태우자 차 안에서 난동을 일으켰었죠. 그 사건으로 그는 지난 3월 법원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이라는 실형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동선 전 차장은 한화에서 시한폭탄 같은 사건들을 수없이 일으켰습니다. 2010년에는 술집 여종업원 추행사건에 연루가 됐고, 지난해에는 음주운전 벌금형 사건 등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초 실형을 선고받고 자숙하겠다던 그는 불과 1년도 안 돼 비슷한 사건을 일으킨 것이죠.
지난 9월 술집 난동에서 김동선 전 차장은 변호사들에게 ‘슈퍼 갑질’을 했다고 합니다. 만취 상태에서 그는 10여명의 신임 변호사들에게 “아버지 뭐하시느냐”라며 막말하고 “주주님이라고 불러라”고 강압했습니다. 거기에 일부 변호사에게는 손찌검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죠.
재벌 3세가 대형로펌 변호사를 만나는 것은 사실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대형로펌의 최대 고객은 한화와 같은 대기업이기 때문이죠. 아마도 이날 두 집단 사이의 상견례가 있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왜 9월의 사건이 11월이 되어서야 공개가 된 것일까요. 설명 드린 대로 대형로펌 입장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겁니다. 자칫 잘못하면 이 사건으로 재벌과의 사이가 틀어지게 되는 것에 대해 리스크를 감지했겠지요. 현재 피해자인 변호사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진술하면서 형사상 처벌은 불가능해졌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김승연 회장은 고심을 하고 있을 겁니다. 평소 엄한 자식 교육으로 세아들을 키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1월 술집 난동과 관련해 김승연 회장은 “잘못을 저지른 만큼 벌을 받고 깊이 반성하고 자숙하라”며 크게 격노하기도 했었습니다. 김동선 전 차장은 집안에서 눌려있던 감정이 밖에서는 폭발을 하는 걸까요. 반복되는 김 전 차장의 실책으로 한화그룹 안팎으로 골치가 썩는 모양입니다. 
김승연 회장은 현재 한화그룹을 세아들에게 승계하려는 구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동선 전 차장은 2014년 26살의 나이로 한화건설 과장으로 입사했고 2016년에는 신성장전략팀을 맡기도 했습니다. 향후 김동선 전 차장에게는 한화건설의 건설, 리조트, 백화점, 면세사업 등을 맡을 가능성을 열어둔 거였죠. 올해 1월 술집 난동 이후 사직서를 낸 김 전 차장은 승계구도 상에서 일단 물러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최근 한화그룹 인사를 통해 김동선 전 차장의 두 형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의 경영권 승계수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김승연 회장은 첫째 아들 김동관 전무의 경영권 승계 러닝파트너로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를, 둘째 김동원 상무의 파트너로는 차남규 대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동선 전 차장은 한동안 승계를 지원할 구도를 만들기 어려워 보입니다.

- 글 : 장은정 칼럼니스트
- 일러스트레이션 신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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